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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대통령 귀하가 내 편이라고 해도 용서되지 않는것들 ”
  • 편집국
  • 등록 2022-06-15 10: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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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초동 검찰청을 그대로 떠다가 용산으로 옮긴 것과 다름 아니다
  • 입지전 검찰총장출신의 대통령으로 성공하려면 검찰집단을 멀리하라.


조대형대기자 


현재 윤석열 대통령 귀하가 벌이고 있는 인사문제에 관한 용서는 당신을 해방시켜 줄 수는 있지만, 성공한 대통령으로 가는 길은 아니라고 말한 필자의 독설을 귀하의 임기가 끝나는 5년후엔 알게 될 것이다. 귀하의 인사문제와 관련한 피폐를 용서함으로써 얻어지는 것들은 대통령 당신과 당신 주위 사람들 또한 많은 것들을 얻게 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국가정보원과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검사출신을 등용한 가운데 검찰, 모피아(기획재정부 관료그룹) 등 특정 엘리트 집단에 치우친 인사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국무총리 비서실장에는 박성근 전 서울고검 검사를 임명했다. 대통령실은 정부 주요 보직에 검사출신 인사가 선임된 것과 관련 "국정원, 국조실, 청와대 등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고 그런 부분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했지만 설득력이 없다. 그런데도 대통령실과 내각, 주요 권력기관 등 대통령 주변 요직에 유독 검찰과 모피아들이 집중 선임되고 있는 상황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교수·학자·전문가·정치인 등과 고시출신 관료들이 적절하게 배분됐던 과거 정부 고위직 인사와 분명히 차별화되는 윤석열 대통령만의 인사코드이다.

 

특히 검찰출신 대통령임을 감안하더라도 검찰출신 인사가 대통령 주변에 이번처럼 대거 포진하는 경우는 없었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 50여명의 인사중 핵심보직으로 불리는 민정과 인사수석실 핵심업무를 검찰출신 4명이 수행하고 있다. 인사수석 격인 북두규 인사기획관(전 대검 사무국장), 인사비서관에 이원모 전 검사, 공직기강비서관 이시원 전 검사, 법률비서관에 주진우 전 검사 등이다.

 

또 대통령과 지근거리에 있어야 하는 총무비서관과 부속실장도 윤재순 전 대검 운영지원과장과 강의구 전 검찰총장 비서관이 맡고 있다. 행정부에도 한동훈 법무장관과 이노공 법무차관, 이완규 법제처장 등 검찰출신들이 포진했다. 이들은 과거 윤 대통령과 인연을 갖고 있는 측근인사들이다. 이날 국정원 내부 운영을 책임지는 차관급 기조실장에도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선임됐다.그만큼 윤 대통령의 고시 출신 엘리트 관료 중심의 인사편식이 심하다는 지적이며 이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검찰공화국 논란을 부른 검찰 편중 인사 건(件)을 들여다보자. 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응은 다음 네 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할 수 있겠다. 첫째, 가장 바람직한 건 누가 봐도 검찰 편중으로 느껴지는 인사를 안 하는 것이었다. 취임 전부터 검찰공화국 우려가 나온 만큼 최소한의 선에서 자제하는 것이 상수(上手)였다.그런데, 했다. 그랬다면 겸허하게 국민들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두 번째 수(手)다. ‘하루빨리 국가를 정상화하려는 마음에서 믿을 만한 인사들을 찾다 보니 인재 풀이 좁아졌다. 검찰공화국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 검찰 출신 기용을 자제하겠다’고. 하지만 이렇게도 하지 않았다.

그 다음 수는 비판에 대해 침묵하는 거다. 전임 문재인 대통령이 많이 쓰던 방식으로 악수(惡手)에 속한다. 문 전 대통령처럼 거듭되는 비판에도 다른 하늘을 쳐다보는 일이 임기 내내 반복되면 공분(公憤)이 쌓인다. 그러나 취임 초 대통령과의 ‘허니문 기간’에는 다소 용인될 여지가 있다. 윤 대통령이 둔 게 가장 나쁜 수였다. “과거엔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느냐”…. ‘도배’라는 용어 자체가 대통령이 쓰기에 부적절하고 과한 데다 ‘거번먼트 어토니(government attorney)’ 운운하며 미국 사례를 들었으나 한국 실정과 맞지 않아 비판이 커졌다. 그럼에도 “글쎄 뭐, 필요하면 또 해야죠”라고 고집을 부린 것이다.

 

그래도 출근길 문답은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낫다. 그렇다면 실언이나 설화를 줄여야 한다. 대통령의 말실수가 잦아지면 나머지 80%의 소통 언어마저 묻혀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대통령이 발화(發話)하는 언어의 무게다.

윤석열 대통령 귀하는 다변이고 달변이다. 함께 자리를 많이 했던 사람들에 따르면 대화의 80% 이상을 혼자 끌어가다시피 하는데, 꽤 들을 만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고시 장수(長修)생이나 검사 시절, 술자리에서 ‘구라’를 풀던 스타일의 언어생활은 달라져야 한다. 덜 말하고 더 들으라.

 

앞으로의 출근길 문답에선 지금보다는 더 정치(精緻)한 언어가 나오길 바란다. 그러려면 국정 관심사에 자문을 하는 그룹의 범주가 훨씬 넓어져야 한다. 윤 대통령의 첫 인사엔 검사 선후배를 비롯한 검찰 출신, 학교 친구와 선후배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만큼 윤 대통령을 잘 아는 친구 선후배들끼리의 집단사고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윤석열 귀하는 검사 출신이어서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사람이다. 모든 검사가 그처럼 강단 있을 수는 없겠으나 검사나 검찰총장이 아니었다면 박근혜 문재인 정권을 연달아 들이받는 게 가당키나 했겠나. 자신을 졸지에 한국사회의 정점(頂點)이랄 수 있는 대통령 자리까지 오르게 한 검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휴브리스(Hubris)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그리스 신화에서 신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인간의 오만을 뜻하지만 성공한 오너나 CEO, 1위 기업 등이 자신들이 성공한 방식에 집착하다 실패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금의 숱한 권력자들도 집권에 성공한 방식으로 통치하려다 실패의 길을 걸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워 집권한 이명박은 ‘패밀리 비즈니스’로, 박정희 신화의 계승자를 자처했던 박근혜는 결국 공주의 덫에, 보수세력 교체를 앞세운 문재인은 편 가르기의 함정에 빠져 실패하지 않았나. 검사로 성공한 윤석열이 대통령으로도 성공하려면 되레 검찰을 멀리해야 하는 이유다. 더구나 검찰과 엘리트 검사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아직도 엄존한다. 검찰개혁 얘기가 달리 나온 게 아니다. 이런 마당에 일 잘한다는 이유로 검찰 출신과 친구 선후배들을 계속 데려다 쓰면 결국 문 정권 때처럼 ‘끼리끼리 다 해먹는다’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땐 윤석열 식 ‘소탈 행보’도 더 이상 먹히지 않을 것이고, 서초동검찰청을 그대로 떠다가 용산으로 옮겨온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에 귀를 기울이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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