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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러 피가 흐르는 나, 음악으로 국경 허물래요”
  • 편집국
  • 등록 2021-05-24 0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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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가수 최초로스포티파이 지원 아티스트 선정

가수 알렉사 ( 지비레이블 제공 )

“음악으로 국경을 허무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제겐 한국·미국·러시아인의 피가 모두 있으니깐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소속사 ‘지비레이블’에서 만난 가수 알렉사(25·한국명 김세리)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21일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신예 아티스트 지원 프로그램에 K팝 가수 최초로 선정돼 중동 지역 인기 가수 바데르 알슈아이비와 신곡 ‘이즈 잇 온’을 발표했다. 앤디 슬론-빈센트 스포티파이 글로벌 뮤직 프로그램 총괄은 “K팝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특히 중동·북아프리카지역에서 지난해 K팝 청취율이 전년 대비 140% 증가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알렉사는 모든 장르의 춤과 노래가 가능한 아티스트”라고 말했다.


알렉사는 1996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아버지는 러시아계 미국인이다.


“엄마는 남동생과 함께 일산 보육원에 버려졌대요. 미국으로 입양 오면서 헤어진 남동생을 계속 찾고 싶어했어요. 제가 K팝 가수가 된 이유 중 하나도 유명해져서 엄마의 한국 가족들을 찾고 싶어서예요.”


그의 어머니는 텍사스 애머릴로에 사는 목사 부부에게 입양됐다. 그는 “한국인이 거의 없는 동네라 엄마가 인종차별을 많이 받았다”며 “학교 갈 때 침을 뱉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40년이나 지났지만, 알렉사의 어린 시절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털사도 동양인이 거의 없는 도시다.


“제가 지금은 머리를 염색했지만, 원래는 검은색이에요. 어릴 때 아빠와 마트를 갔는데, 한 백인 할머니가 절 보고 아빠에게 ‘네 딸이니? 혼혈을 낳는 건 죄라는 걸 모르니?’라고 했어요.”


그런 그에게 춤과 노래는 안식처였다. 어릴 때부터 발레, 재즈, 힙합, 탭댄스 등 다양한 춤을 배웠다. 초등학교 때부터 합창단을 하며 노래도 불렀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K팝 그룹 ‘슈퍼주니어’를 보고 가수의 꿈을 키웠다. 그때만 해도 K팝을 듣는 친구들은 거의 없었다. K팝을 듣고 있으면 친구들은 “너 왜 그런 음악 듣니?”라고 물었다.


이내 털사에도 K팝 바람은 불었다. 2017년 미국 K팝 사이트 ‘숨피’에서 개최한 현지 오디션에서 1등에 올라 탄 상으로 엄마와 함께 한국 여행을 왔다. 알렉사는 태어나서 처음, 엄마는 다섯 살 이후 처음이었다.


“엄마가 인천공항에 도착하더니 ‘우와 나 같은 사람 많구나’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강남도 가고, 홍대도 가고, 남산타워 가서 자물쇠도 달고 왔어요.”


2018년 5월 한국에서 열린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에 참가했을 때는 지역 신문 ‘털사 피플’에 기사가 크게 실리기도 했다. 제목은 ‘미국 작은 시골에 사는 소녀, K팝 스타에 도전하다’였다. “털사 출신 가수가 거의 없어서인지 동네 사람들 기대가 컸어요.”


그때부터 1년간 연습생 생활을 거쳐 2019년 ‘밤(Bomb)’으로 데뷔했다. 연습생 생활은 힘들었다. 매주 노래와 안무 평가를 준비해야 했다. 잠도 거의 안 자고, 하루에 15~16시간씩 연습했다. “그래도 연습생 시스템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미국은 정말 타고난 사람 아니면 가수가 되기 힘들어요. 한국은 잠재된 재능을 갈고 닦아 훌륭한 가수로 만들어줘요. 선배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고요.”


혼혈이라는 점도 한국에선 별문제가 아니었다. “털사는 동양인뿐 아니라 혼혈도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여기엔 전소미 선배, 세븐틴의 버논, 김사무엘 등 아이돌 중에도 혼혈이 많은 거예요. 프로듀서 48 때도 저와 비슷한 사람이 많아 친하게 지냈어요.” 지난 20일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한 실크소닉의 앤더슨 팩의 어머니도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이다. “실크소닉 노래 너무 좋아해요. 앤더슨 팩 아들도 꿈이 K팝 가수지 않나요? 연습생 생활을 추천합니다. 제 후배로 온다면 잘 가르칠 수 있어요. 하하.”


편집국 문화부 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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