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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사랑받고 싶었어···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 편집국
  • 등록 2022-10-03 08: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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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련 선임기자]

헌신적인 엄마이자 아내로 살아가는 세연(염정아)은 의사로부터 살날이 2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남편 진봉(류승룡)은 세연이 폐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도 위로를 하기는커녕 더 윽박지른다. 첫째 서진의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두 아이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하기도 한다. 아들 서진은 독서실에 갈 때 도시락을 쥐여주는 엄마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딸 예진은 자꾸만 간섭하는 엄마가 귀찮고 싫어 아예 방문을 잠그고 산다. 죽음이라는 두려운 운명 앞에 놓였지만 누구에게서도 위안을 얻지 못한 세연은 그리운 첫사랑을 찾아나서기로 한다. ‘벼랑 끝 전술’을 쓴 세연의 협박에 못 이긴 진봉도 이 여정에 함께 오른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세연이 못다 한 사랑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세연의 첫사랑 정우(옹성우)는 목포여고 방송반이던 시절 만났던 목포고 방송반 선배다. 세연은 툴툴대는 진봉을 달래가며 목포로, 부산으로, 청주로, 보길도로 간다. 세연이 살아온 인생 위로 이문세의 ‘조조할인’ ‘알 수 없는 인생’ ‘애수’, 신중현의 ‘미인’,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 등 그 시절 노래들이 겹쳐진다. 선곡은 대중적이며 직관적이다. 배우들의 노래와 춤은 신나고 정겹다.


영화는 사랑받고 싶다고 생각해온 세연이 사실은 가족들로부터 내내 사랑받고 있었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한다. 그러나 극 초반부 ‘츤데레’ 설정인 가족들이 세연을 괴롭히는 정도가 과도해서, 사실은 그들이 세연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후반부 메시지의 설득력이 떨어진다. 진봉이 세연의 폐암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 읊조린 말은 “곧 서진이 수능인데”다. 그 후에도 “화장실 휴지 좀 미리미리 채워놓으라”고 소리 지르고, 세연이 자신의 생일 아침에 미역국을 차렸더니 “서진이 수능 전까지는 미역국 끓이지 말라”고 구박한다. 세연이 안부를 물어도 서진은 대답이 없고, 예진은 “여행을 떠난 엄마가 영영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들이 세연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혼자 눈물을 흘린다고 해서 그들이 세연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연은 마지막까지 진봉에게 “당신은 혼자 못 사니까 내가 죽으면 다른 사람 만나라”는 말을 남긴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주인공인 세연 같은 여성보다는 진봉 같은 남편이나 서진·예진 같은 자식들을 위한 영화다. 지난 13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세연을 연기한 배우 염정아는 “(수록곡 중 원곡이) 여성이 보컬인 노래가 없어서 아쉬웠다”고 언급했다. 영화가 세연을 묘사하며 놓친 부분을 암시한다.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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