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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봉 석종현논단/ 百家爭鳴(백가쟁명), 百花齊放(백화제방)의 정치권
  • 편집국
  • 등록 2022-06-16 09: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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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들을 무시하는 오만함이 민주당을 수렁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백가쟁명과 백화제방은 뉘앙스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백가쟁명은 많은 사람의 활발한 논쟁을 말하는데 ‘싸울 쟁’(爭)자와 ‘울 명’(鳴)자가 들어 있어서 그런지 혼란, 혼선, 갈등을 내포한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쓰일 때도 있다. . 백가쟁명에 비해 백화제방은 좀 더 좋은 뉘앙스로 다가온다. 온갖 꽃이 일시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광경이 연상되어 그런지, 다채로운 입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함께 성(盛)하는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뉘앙스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실제 정치에서 백가쟁명과 백화제방은 같은 의미일 수밖에 없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지닌 정치인들이 처음부터 조화롭게 자기 생각을 펼치고 상대방 생각을 인정하며 상생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일단 각자 생각을 적극 밝히고 경청하며 대화의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충돌과 혼선이 점차 줄고 상호 존중과 협력적 공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정치에서 조화로운 백화제방만 올 수는 없고 다소 시끄러울 수도 있는 백가쟁명이 필연적 선행조건 혹은 동시조건으로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1950년대 이래 중국에서 다원적 개방정책을 지칭할 때 백가쟁명과 백화제방을 나란히 병기(倂記)해온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최근 한국정치의 모습이 바로 백가쟁명의 현상이다. 특히 당내에서 그런 상황이 두드러진다. 민주당의 경우, 대·지선 패배 이후 비상대책위원장과 새 원내대표가 임시로 이끄는 과도기를 맞아 각종 새로운 입장과 요구가 분출되고 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만큼의 내분은 아닐지라도 이준석 대표의 위상이 높아지는 변화 속에서 당 기조에 대한 정중동(靜中動)의 입장 대결이 진행되고 있다. 

 

각 정당의 내부 백가쟁명은 당 대표 선거와 국회의원선거가 반년의 시차로 연이어 실시되는 2024년까지 계속될 것이다. 당대표 선거를 둘러싸고, 또한 국회의원후보 경선을 두고 각종 계파·모임·개인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첨예하게 부딪칠 것은 자명하다. 여기에 정당 간 대립까지 더욱 격화된 상태로 가세할 것이니 백가쟁명의 정도는 그 깊이와 넓이에서 극대화될 것이다. 당 지도부에 변화가 생길 때마다, 선거후보 결정이 있을 때마다 더욱 그럴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개탄만 할 수는 없다.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한편, 잘 가꿔 다채로움이 균형과 조화 속에 어우러지는 백화제방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야 한다. 

물론 그 실행방법이 쉽게 착 나올 리 없지만, 인간사회에서 당연할 수밖에 없는 이견의 존재에 짜증을 내기보다는 백가가 쟁명해야 백화가 제방할 수 있다는 마음 자세를 우선 갖는 것이 필요하다. 선거 승리를 꾀하는 전략적 판단이든, 사회 전체를 위한 국정운영 및 정책결정이든 간에 온갖 다양한 생각이 활발하게 표현되고 서로 부딪쳐야만 더욱 성숙, 발전할 수 있고 함께 어우러지며 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이러한 대명제를 당위적 수사 차원뿐 아니라 현실적 조언으로 존중, 실천하는 정치 풍토를 기대해 보지만, 이 글에서 주장하고 싶은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뻔뻔함은 이쯤에서 중단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보더라도 후보로서는 감량 미달자인 이재명을 내세운 것도 모자라, 6·1 지방선거에서도 이재명을 간판스타로 픽업시켰다. 좀더 겸허한 자기반성으로 국민에게 다시 다가서는게 아니라, 아예 국민들을 무시하는 오만함이 민주당을 수렁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의사결정 구조에 팬덤 정치가 작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치 팬덤의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정치인은 다른 목소리로 균형을 맞추거나 자기 실천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된다. 

 

민주당이 대선, 지선 모두에서 졌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석 170석을 앞장세워 오만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안하무인의 결과는 국민들의 마음도 잘 읽어내지 못한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런 기우가 지속되면, 민주당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다수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다른 목소리를 조직하는 것이 정치다. 민주당 이탈층보다는 당 핵심 지지층을 더 결집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두고는 “좌든 우든 과격하고 극단적인 사람들은 당심이 자기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내세우지만, 당심도, 민심도 하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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