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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100년 집론권과 국민의당 안철수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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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1-11 22: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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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명의 신은 윤석열을 버리는가

공포의 100년 집론권과 국민의당 안철수의 상관관계


운명의 신은 윤석열을 버리는가


                                조대형 대기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알렉산드르 푸시킨 (Aleksandr Sergeevich Pushkin, 1799~1837) 러시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시·소설·희곡 등 다양한 문학 장르에서 인간의 본성과 삶에 대한 긍정을 작품화했다. 러시아 정신의 원천으로 불리는 그에 대해 소비에트 정부는 그가 어린 시절 공부했던 도시를 푸시킨 시로 명명하기도 했다.

젊은 시절 앞이 잘 안 보이고 마지막 희망조차 사라진 것 같았을 때 한 번쯤 암송하면서 위안받았을 이 유명한 시는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두 번째 유형지에서 쓴 것이다.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이고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그는 절망하지 않고 보석 같은 서사시들을 써나갔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형식의 운문소설 『예브게니 오네긴(Evgenii Onegin)』을 7년 만에 완성했다. 이 작품은 콜레라가 창궐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석 달간 머물러야 했던 여행지 볼지노에서 마침표를 찍었는데, 푸시킨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전염병의 위협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창작열을 불태웠던 이 시기를 후대 작가들은 ‘놀라운 볼지노의 가을’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 푸시킨의 전부를 통틀어 사람들은 “그것이 당신에게 주어진 운명인 것을 누구라고 어찌히할 수 있었을까/” 하는 말로 자조한다.

이 운명에 대한 글을 쓰면서 나는 불연 듯 과거 국회 민주당대표실에 걸려있던 백드롭에 생각났다.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 새 백드롭(backdropㆍ배경막)을 걸었는데, ‘평화 2019 경제, 새로운 100년.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지겠습니다’란 문구였다. 기존에 걸려 있던 ‘민생ㆍ경제ㆍ평화, 민생예산ㆍ개혁입법으로 국민 활력을 더하겠습니다’는 문구와 비교해 가장 두드러진게  ‘새로운 100년’이다. 새로운 100년의 의미는 뭘까.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이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3ㆍ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잘 살리고 이제 새로운 100년을 위한 초석을 놓는 일을 시작하겠다. 지난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뜻을 모아 우리 사회가 나아갈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도 현 여권에서 100년 담론이 주목받았던 때가 있었다.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을 창당했을 때다. 당시 지역주의 타파와 정치개혁을 기치로 내걸며 100년 정당을 약속했고, 이듬해 총선에서 탄핵 역풍으로 과반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결국 3년 9개월 만에 당 간판을 내렸다.

이번에 다시 100년 담론을 들고 나온 것은 이번 대선을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의 사활이 걸린 이슈인 대북 문제를 지원하는 동시에 임시정부를 계승한다는 정통성 논쟁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게  목적이라는 것인데, 왜 필자는 운명이라는 것을 상념해야 했을까? 순식간에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아! 너무 다른 생각, 안철수가 정권쟁취에 징검다리가 아니라, 장애물이 되어 있다는 두려움 같은 게 내 심장으로 스며들기까지 한다.  


대선을 60여일 가량 앞두고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15%,

안철수로 단일화가 될 경우엔 43% 정도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이재명을 완패시키는 결과도 나왔다. 반면 윤석열후보로 단일화가 된다는 가정하에서는 이재명과 오차 범위내의 박빙이다. 



 가까이 나온 결과가 나왔다. 지난 27~28일 한국갤럽(서울신문 의뢰)이 전국 1008명을 조사한 결과, 안 후보가 9.3%를 얻었다. 그러자 거대 양당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로서 안 후보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안철수 테마주가 20% 급등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안 후보의 선전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지가 하락하는 와중에 표출됐다. 갤럽 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20대에서 크게 올랐다. 안 후보가 18~29세에서 18.9%를 얻은 반면 윤 후보는 9.5%에 그쳤다. 안 후보는 30대에서도 14.3%였는데, 40대 이상에서 4~6%에 그친 것을 보면 청년층이 지지율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제3 후보의 부상 신호로 보기에는 안 후보 지지율의 바탕은 허약하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20대는 정권 교체를 원하는 비율이 30~50대보다 훨씬 높다. 60대 이상과 비슷할 정도다. 그런데 각종 조사에서 20대는 투표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50~70%로 단연 높다. 안 후보 지지는 중도나 무당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특성도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최근의 상승은 윤 후보의 하락에 따른 반짝 반등 성격이 강하며, 지지 강도도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제3 후보는 1987년 직선제 체제 이후 역대 대선에서 늘 등장했다. 하나같이 실패했다. 안 후보 본인이 2012년 대선 때부터 단골 제3 후보였다. 2012년 대선, 2017년 대선, 2018년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단일화 추진 중 중도 사퇴하거나 출마해 패했다.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오세훈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졌다. 이번이 세 번째 대선 도전인데, 정권교체의 대안이 되기에는 아직 지지율이 턱없이 모자라지만, 이게 오히려 악수를 둘 수 있다는 점이다. 왜냐 하면, 메이저후보 각 3인들이 모두 자신으로의 승부를 가름하기 좋을만큼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인데, 문젠 이 경우에 민주당이 정권을 그대로 갖고 갈 수 밖에 없다. 

이게 바로 100년 집권의 현실론이다. 


‘운칠기삼(運七技三)’과 ‘시대정신’(Zeitgeist)이라는 단어가 있다. 전자는 중국 청나라 포송령(蒲松齡)이라는 사람의 글에 나오는 말로, 인간사 성공과 실패에는 운이 7할을 좌우하고 노력이 3할을 차지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후자는 헤겔이 <역사철학강의>에서 언급했듯이, 특정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늘 보편적으로 갈망하는 어떤 정신적인 지향이 있다는 말이다. 얼핏 보면 두 말은 다른 것 같지만, 마키아벨리의 시각에서 보면 똑같은 정치적 태도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바로 운명론 또는 결정론적 시각이 두 단어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운이 7할’이라는 말을 미래는 불확실하니 열심을 다해야 한다는 충고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하늘의 뜻에 달렸다’는 운명론의 틀을 벗어날 수는 없다. 


윤석열의 ‘운명’과 정치적의 ‘능력’이 맞닥뜨리는 지점, 상황과 인물이 맞아떨어진 순간, 그리고 기회의 포착,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과연 그토록 절박했던 국민들의 정권교체 욕구가 적극적으로 상황을 만드는 사람보다 소극적으로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을 최고의 권력자로 만들어 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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