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혓바닥 정치와 불경죄의 재앙, 나경원, 윤상현 족쇄로 둔갑하려나
  • 편집국
  • 등록 2023-01-07 13: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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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형 대기자


삼촌지설(三寸之舌), 이른바 세치의 짧은 혀라는 뜻이다. 고작 세치(약 10㎝) 밖에 되지 않는 혀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평원군열전’에서 유래됐다.

 

중국의 전국시대에 강력한 진(秦)나라의 공격으로 풍전등화의 처지가 된 조(趙)나라 평원군 조승은 초(楚)나라를 찾아 구원병을 요청했다. 수십명의 신하(군사)가 교섭을 벌였지만 동맹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무런 성과도 없이 돌아서야 할 판에 누군가가 나섰다. 볼품도 없는데다 평소 뛰어남도 없었기에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평원군의 식객 모수(毛遂)였다.

 

그는 조금도 굴하지 않고 초나라 효열왕과 당당하게 맞섰다. “초나라는 대국입니다. 그런데도 한 번 겨뤄보지도 않고 진나라를 섬긴다면 세상이 비웃습니다. 지금 이렇게 제후국간의 합종책(合從策)을 권하는 것도 초나라를 위해서 입니다” 조금은 자존심을 건드리는 모수의 언변에 탄복한 초왕이 군사를 내줌으로써 조나라는 멸망의 위기를 넘기게 되었다.

 

이에 평원군은 “모선생의 세치 혀가 백만 명의 군사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하였다(毛先生以三寸之舌 强于百萬之師)”라고 그를 높이 평가하며 이후 중용하기에 이른다. 초패왕 항우에 비해 지극히 불리했던 유방이 천하를 제패하고 한(漢)나라를 건국한 것도, 책략과 말솜씨가 뛰어난 장량(張良)이란 군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치 혀(말)의 중요성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대동소이하다. 앞서의 성공 사례가 주로 기지와 책략에 의한 것이었다면, 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진정성 있는 말’로 승리한 경우다.

 

세치 혀에서 나온 말은 약(藥)이 될 수도, 독(毒)이 될 수도 있다. 혀를 잘 놀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가 하면, 혀를 잘못 놀려 힘들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기도 한다.

 

말이 많다 보면 실수하거나 앞뒤가 다를 때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우리의 정치인들이 자주 구설(口舌)을 겪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윤상현의원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나경원부위원장이 궁지에 몰려 혀가 마르고 입술이 타는 ‘설건순초(舌乾脣焦)’ 형이라면, 윤상현의원은 혀가 칼이 되고 입술이 창이 되는 ‘설검순창(舌劍脣槍)’ 형이다.

 

우선 잠재적 당권 주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저출산 대책 혼선과 관련해 “윤석열 정권은 좌파 포퓰리즘 정책을 배격한다고 선언한 것을 모르고 발표했거나, 한 번 튀어보려는 혼자 생각으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한데서 , 나경원의 공적 신뢰도가 낙하되고 있다. 

 

중요 정책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실과 조율도 없이 좌파 포퓰리즘적 출산 장려 정책을 발표했다는 자체도 대통령을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고, 정부 관료로서는 지극히 부적당하며 정부 신뢰를 추락시켰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나경원 부위원장은 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청년들이 경제적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게 하겠다”며 저출산 대책으로 부모의 대출 원금을 탕감하는 헝가리식 방안을 제시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 정책을 실현하는데 연간 약 12조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사실 대통령실 안상훈 사회수석은 나 부위원장의 인터뷰가 공개된 지 약 3시간 뒤 브리핑을 통해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은 본인의 의견”이라며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야권 인사도 아니고 여권 인사의 정책 발언에 대해 청와대 참모가 직접 공개 반박한 것은 이례적인 만큼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나경원 부위원장에 대해 신임을 거두어들인 케이스라는 해석이 적잖다. 한편 나 부위원장은 이날 KBC광주방송 ‘여의도초대석’에 출연해 “최근에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서 관전만 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마음을 굳혀 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윤상현의원의 경우는 나경원 부위원장처럼 대통령의 뜻을 거스리기 보다는, 너무 알아서 긴 캐이스로써, 박근혜정부 당시의 설화들이 다시 스믈스믈 기어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윤상현의원이, 모 전 의원에게 ‘압박‧협박을 하면서 노골적인 공천을 한 사례다. 

공천개입 의혹이 일고 있는 ‘윤상현 녹취록’에서 언급된 당사자’는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윤 의원이 ‘친박 맏형’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하려던 김 전 의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압박 전화’를 한 ‘윤상현 녹취록’이 파문의 골자다.

 

김성회 전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서 의원의 현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시 서 의원은 비례대표로 국회에 등원한 상태였다. 이후 19대와 20대 국회에서 연달아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시 TV조선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의원은 김 전 의원이 20대 총선을 앞두고 경기 화성갑 출마를 준비하자, 서 의원의 공천 여부를 걱정한 윤 의원은 김 전 의원에게 지역구 교체를 종용하기 위해 전화를 건 것으로 밝혀졌다.

 

윤상현 의원은 이 당시, “빠져야 된다. 형.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알잖아. 거긴 아니라니까”라며 김 전 의원을 형이라 부르며 압박을 넣었다.

또 “형이 일단 전화해, 빨리. 형 안하면 사단 난다니까. 형 내가 별의별 것 다 가지고 있다니까, 형에 대해서. 아이X”라며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또한 “경선하라고 해도 우리가 다 만들지. 친박 브랜드로”라며 출마지역을 바꾸면 친박후보로 공천할 수 있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이 무렵 김성회 전 의원은 지난 1월, 20대 총선을 화성갑에서 출마하겠다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러나 2월3일 갑자기 화성을로 출마지를 바꾼 뒤 화성병이 신설되자 다시 이곳으로 출마 지역구를 옮기는 이해 못 할 행동을 한 바 있다.

 

‘입은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고 혀는 제 몸을 베는 칼이다’라고 했다. 유머와 위트가 곁들여진 독설(毒舌)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풍자(諷刺)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게 배제된 독설이나 막말은 결국 스스로를 해치는 부메랑(칼)이 되어 돌아올 뿐이다.

 

말에 대한 경고를 담은 ‘舌詩’가 요즘 부쩍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무려 11명의 황제를 모신 재상으로 유명한 중국 풍도(馮道)가 지은 것이다. 풀이하면 이렇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口是禍之門),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로다(舌是斬身刀).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閉口深藏舌),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安身處處牢).

 

말에 대한 경고는 유대인 속담에서도 엿볼 수 있다.“당신의 입 속에 들어있는 한, 말은 당신의 노예이지만, 입 밖에 나오게 되면 당신의 주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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