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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권의 요지경, 윤석열의 반항녀 나경원과 박근혜의 반항아 유승민의 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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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1-10 08: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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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당신도 한땐 문재인정권의 모난 돌이었다


[조대형대기자]


우리 속담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있다. 조직 생활 등에서 ‘튀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산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성격이 너무 곧거나 일에 두각을 보이면 오히려 질투와 시기 또는 ‘안티’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가 난 돌은 그걸 쪼아서 다듬는 ‘정’이 가해져 본래의 모습을 잃고 말며, 사람으로 치면 모난 사람은 정이 가해져 상처를 받게 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으레 하는 말이려니 여기고 이 속담을 그냥 지나쳐버리기 쉽다. 그런데 필자는 기자 생활 내내, 떠는 어느 시민단체 활동에서 가능한 나를 드러내지 않은 채 이 말을 가슴에 담고 살았다. 한국전력에서 사회의 첫발을 내딛고 처음으로 주임이라는 직책을 가진 1981년의 일이다. 한국전력 공채로 입사한 나를 괄목한 선배가 한 말이 “조 주임,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거였다. 일에 임하는 자세가 융통성 없이 원리원칙대로인 게 걱정돼 한 말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공직 생활은 사실상 사명감, 책임감, 청렴 열정, 소신, 추진력, 강단, 좌고우면함 없이 최선을 다해 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我)를 위한 일에 나를 내세우진 않았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무척 행복하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대로라면 이미 정을 맞고 바닥을 떠났을 수도 있는데, 용케도 그나마 공익적 가치의 나를, 누구를 위한 타자의 이득에 나를 던져 살아왔던 까닭에 그간의 희로애락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서였다. 

 

사실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조직에서 자기 소신을 갖고 일관된 자세로 임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저 귀에 거슬려도 못 들은 척, 봐도 못 본 척, 적당히 양보하고 타협하며 두루뭉술하게 생활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낙오되거나 왕따를 당하기 일쑤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듯,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봐주는 이들이 있다. 편집장으로 승진했을 때다. 죽을 둥 살 둥 열정을 다해 그야말로 신나게 일해 얻은 승진이었으나 주변의 시기와 질투가 극에 달했다. 백두진 전 국무총리의 배려가 없지 않았지만, ‘편집장 승진을 위해 손바닥 지문이 닳았을 거다. 얼마나 싸다 바쳤겠냐?’라는 비아냥이 있었다. 한마디로 나에 대한 명예훼손이었다.

 

시기와 질투로 인한 ‘태클’은 사람이 있는 곳엔 늘 존재한다. 그런데 무심코 던진 돌에 상처 입는 것을 넘어 사망할 수도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일차적으로 내게 문제가 있었음도 반성한다. 두루뭉술하게 적당히 사는 지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위장(僞裝)된 선(善)보다 솔직한 악(惡)이 낫다’는 철학을 갖고 살아왔다. 대학(大學)에 나오는 ‘신독(愼獨)’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살아가자’는 의미다. 면전에서는 ‘아니오(No)’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예스(Yes)맨이 되는 게 조직 생활인지도 모른다. 유신정치 당시엔 용비어천가를 읊기도 했다. 그게 처세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당시 내 주변 사람들은 앞에선 따르는 척하지만 돌아서서는 딴소리다. 면종복배(面從腹背)다. 그러나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러한 위장이 통한다는 데 있다.

 

간 쓸개 다 빼놓고… 사라온 나에 대해 마음 한 켠에 아쉬움과 후회도 있다. 일에 몰두하다 보니 가정에 소홀했다. 40년여 언론인 생활이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후회는 없다. 인생 후반전에 돌입한 지금도 ‘위장된 선보다 솔직한 악이 낫다’란 소신을 되새기며 힘차게 출발한다. 오늘도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선배의 얘기가 귓전을 때린다.

 

대통령실은 최근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기조와 맞지 않는 ‘대출 탕감 출산 장려책’을 고집한 데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라며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노골적인 비판을 하고 나섰다. 나경원 부위원장이 이날 “오해를 일으켜 유감”이러면서도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고 밝히자 이를 재차 비판하면서 나온 반박이자만, 사실은 정치권에선 선무당 비슷한, 이른바 공무원인지, 정치인지의 어정쩡한 가운데서도 정치인이라는, 그리고 나는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자라는 점을 곧추 세운 까닭에 치받치는 모난 ‘돌’이었기 때문이라고 에둘러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경원의 모난 돌에 대한 시각을 유감없이 드러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가적 중대사인 인구 정책을 총괄하는 부위원장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한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 수십조 원이 들어갈지도 모를 국가적 정책에 대해 정부의 주요 직책을 맡은 공직자로서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목은 사실상 나경원 부위원장의 해촉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국무총리실이 국정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발표를 강행한 건 행정부의 일원임을 망각한 것”이라면서 “예산 주무부서인 기획재정부마저도 예산 조달 방법과 예산 추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반대한 개인 의견을 발표해 국민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나경원 부위원장은 “돈을 준다고 출산을 결심하지는 않으나,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 재정투입 부담도 크나, 그 불가피성도 뚜렷한 것이 사실이기에 더욱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더욱 치열한 논쟁을 거쳐야 할 것” 말하는 대목에 이르러선, 과거 새누리당 시절에 박근혜 대통령을 들이받은 유승민 전 의원의 발언이 오버랩 되는 것은 왜이며, 이들 두 사람이 국민의힘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각각이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론’의 수정을 시사하며 “당이 국정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선포한 데 이어, 4월8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선 한발 더 나아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대기업에 대한 조세 형평성 확보와 중산층 증세 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대선 공약과 국정운영 기조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을 뿐 아니라 직선적으로 공격한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특히 당시 연설은 이미 박 대통령의 한 차례 경고 뒤에 나온 것이어서 박 대통령으로선 더 격앙될 수밖에 없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월9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경제활성화 노력 없이 증세를 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게 아닌가”,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일시적으로 링거 주사를 맞는 것”이라며, 당시 증세 논의에 불을 지피던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에게 공개적으로 경고를 보낸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때도 지금처럼 ‘배신’이란 단어를 썼다.

 

이처럼 모난 돌을 깎아내리는게 과연 정상의 순연일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지금 한국의 정치는 암울한 터널의 한가운데에 있다. 헌법과 민주주의 시스템이 무너지는 전반적 상황도 심각하다. 북한 김정은이 무자비적으로 공격하지만 이에 대한 확고한 대응책을 마련하지도 못하면서, 내부의 공격엔 칼날을 갈아 날을 세우고 있다. 

 

한결같이 파국의 경고 신호들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국가 장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 이런 상황은 빨리 종식돼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의힘 정치가 스스로 바뀌거나, 야당이 건전한대안 세력으로 부상해야 하는데 어느 쪽도 기대하기 힘들다. 

 

어쩌다 제대로 된 국정을 하라고 변죽을 올리면 윤빠들로부터 갖은 비난이 쏟아진다.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주변에겐 다르게 보이는 모양이다. 한마디로 딴 나라 대통령 같다.

 

윤석열 대통령도 윤핵관만 믿고 까불다간 심판하는 ‘다수 국민들의 저주’에 직면한다. 

여당 당권 주자들도, 윤석열 대통령을 끝까지 보호해주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국민의힘 당권쟁취 주자들 하나 하나를 정적으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이 국가가 윤석열 개인의 것이 아니다. 국민의힘 자체가 당원들만의 것이라고 우겨서도 안된다. 어느 미친자들이 말하기를 국가의 권력는 국민에게서 나오지만, 당권은 당원에게서 나온다는 말로 식자우환을 드러내고 있다. 당원들만의 결정으로 선출되어진 당대표가 국민들로부터 폄훼되는 사람이라면, 그것 또한 국민의힘에 장례식을 준비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은 왜 못할까? 모난 돌을 겨낭한 정을 거두어 들이라! 윤석열 당신도 한땐 모난 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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