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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대통령 방탄소년단과 정치 대통령 문재인
  • 편집국
  • 등록 2020-12-20 23: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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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예술, 독재정권에서는 꽃피고 열매 맺을 수 없다.

조대형 대기자

문화예술계의 원조 '문화 대통령'은 서태지였다. 그런데 현재 그 자리는 방탄소년이 접수했다. 방탄소년단의 뉴욕 타임스퀘어에는 개인 광고가 걸렸고 뉴욕 지하철은 이들의 콘서트 때문에 연장 운행을 결정했다. '넘사벽'을 넘어선 클라스 행보로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는 최연소 아티스트가 됐다. 반박불가, '신 문화 대통령'이 된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지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방탄소년단에 대한 화관문화훈장 수여도 있었다. "외국의 수많은 젊은이가 우리말로 된 가사를 집단으로 부르는 등 방탄소년단은 한류 확산뿐만 아니라 한글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었다.


2013년 6월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10개월 만인 2014년 3월,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팬클럽 창단식을 가졌다. 당시 모인 팬들은 3천여 명. 그렇게 시작된 아미 팬들은 현재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갔다. 일본, 중국, 태국, 대만,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아시아는 물론이고 바다 건너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스페인, 뉴질랜드, 독일, 브라질, 칠레 등 지구촌 곳곳에서 방탄소년단에게 열광하고 있다.


고무적인 건 해외 팬들이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한글로 따라부른다는 점이다.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에서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한글로 이야기하는 외국 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방탄소년단의 흔적을 찾아 한국으로 관광 오는 외국인들도 셀 수 없이 많다. 이들 모두 방탄소년단에서 시작된 한국을 향한 관심과 한글에 대한 호기심을 뿜어내고 있다.


최근의 행보는 더욱 뜨겁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최근에는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LOVE YOURSELF' 투어를 열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 팬들과 3시간 가까이 축제를 펼쳤다. 이 무대에 방탄소년단이 오름으로써 비욘세, 레이디 가가, 폴 매카트니 등 톱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 공연에서도 한글 가사로 노래하는 외국 팬들이 대수였다. 'IDOL', 'DNA', 'FAKE LOVE', 'I NEED U', 'RUN', 'MIC Drop' 리믹스 버전 등 방탄소년단의 환상적인 라이브 퍼포먼스에 맞춰 객석을 모두 메운 팬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북미 투어는 15회 공연 22만명 좌석이 모두 조기 매진 됐는데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스타디움 공연 성료'라는 대업적을 세웠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선한 영향력으로 국내외 팬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에 대해 배웠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이제 여러분의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모두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의 이름이 무엇인지, 심장을 뛰게 하는 건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려 줘라.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그래서 여러분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길 바란다"고 연설해 듣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이들로서는 문화훈장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2016년엔 '대중문화예술상' 장관 표창을 받았는데 이후에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2연패, 빌보드 200 차트 2연타 1위, 빌보드 핫100 톱10 동시 장악 등 더욱 눈부신 성적을 거두며 2년 만에 또다시 당당히 훈장을 목에 걸게 됐다.


방탄소년단의 걸음 걸음이 모두 역사가 되고 있다는 말은 이제 입이 아플 정도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정상(지금까지 5차례)을 밟은 데 이어 한국 가수에겐 영원한 장벽으로 느껴지던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3번이나 1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달 발매한 새 앨범 'BE' 타이틀곡 '라이프 고스 온'은 한글 가사 위주의 곡으로는 처음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방탄소년단은 내년 1월31일 한국 대중음악 가수로는 처음으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라 있다. 자신들에게 '핫100' 첫 1위를 안긴 '다이너마이트'로 비교적 무게감이 있는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다.

미국 시사 잡지 타임은 최근 방탄소년단을 '올해의 연예인'(Entertainer of the Year)으로 선정했다. 그래미 어워즈 수상 가능성도 높다. 이후에는 어떤 기록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런데 다 알듯이 문화는 오히려 망가졌다. 문 대통령이 내세운 문화정책은 그들만의 것이었고, 좌파에 담긴 독점과 편파 배제의 논리가 문화판을 왜곡하고 오염시켰다. 정부와 권력에 대한 복종, 지지를 강요하는 것은 바로 독재다. 문화예술은 독재사회에서는 꽃피고 열매 맺을 수 없습니다.

“역대 정권은 안 그랬나,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정부가 돈을 대주면서 대통령과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 

역대 정권이 다 그랬던 건 사실이다. 지난 정권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입 싹 씻고 자신들은 전혀 안 그랬던 것처럼 박근혜 정부만 비판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습니다.


또 역대 정권이 그랬다고 해서 그대로 답습하거나 모방하는 것을 당연시하거나 두둔해서는 안 된다. 이제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 문화예술은 원래 반정부적이고 체제 도전적이다. 

시인 김수영이 오래전에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살아 있는 문화는 본질적으로 불온한 것이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문화의 본질이 꿈을 추구하는 것이고 불가능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에세이 ‘실험적인 문학과 정치적 자유’에서)

그러니 정권이 자기 편을 만들어 문화계를 통제하는 것은 국민들의 꿈과 창조력을 앗아가고 생각을 획일화하려는 시도와 같다. 문화발전이 아니라 쇠퇴이며 문화 죽이기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지금도 무엇이 문제인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의아를 넘어 신기할 정도다. 문화의 효용성과 공리적 측면, 산업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수익 창출에 치우친 조직과 행정을 지양하고 문화예술이 국민들의 삶과 정신에 실제로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게 해야 한다. 문화수준과 의식이 더 향상됨으로써 한국인들이 성숙한 세계시민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것이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가야 하는 다음 대통령에게 보내는 주문이다.


조대형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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