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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작당하나!! 윤석열총장 안락사?
  • 편집국
  • 등록 2020-12-23 00: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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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운명의 날, 청와대로 김명수 초청한 文…"오해살만한 행동"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쓰지 말고, 오이 밭에서 신발끈 고쳐 매지 말라’ 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도 비슷한 의미의 속담으로, 의심받을 짓은 애초에 하지 말라는 뜻이다.  유공권은 뛰어난 시인으로 당나라 元和(원화)년간에 진사를 지냈다. 한 번은 唐文宗(당문종)이 유공권에게 물었다. "요즘에 사람들이 조정의 정책에 대해 불만을 가진 게 있습니까?" "그렇습니다,폐하." "그래요? 그게 어떤 점이요?" "폐하께서 곽민을 빈령 지방에 벼슬자리를 마련하여 내려보낸 것은 잘 했다고 한 사람도 있지만, 거의가 반대 의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商父(상부)의 조카며 태후의 작은아버지가 아닌가. 청렴결백한 사람이어서 그를 파견한 것인데도?" 유공권이 뒷말을 받았다. "곽민이 그동안 나라에 세운 공적으로 본다면 빈령 지방의 벼슬자리는 왈가왈부할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일을 거론하는 사람들은 곽민이 두 딸을 천거하여 입궁시켰기 때문에 그런 자리를 받은 것이라고 숙덕공론입니다." "그건 아니오, 곽민이 두 딸을 입궁시킨 것은 태후를 뵈려 한 것이지 첩으로 삼으라고 그런 것이 아니었소." "그렇기에 瓜田李下(과전이하)의 협의를 뒤집어쓴 것입니다." 유공권이 말한 과전이하는《樂府古題要解君子行(악부고제요해군자행)》의 시구였다. 참외 밭을 걸을 때는 몸을 굽히어 신발을 고쳐 신지 않고 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오얏나무 밑을 지날 때에는 손을 들어 갓을 고쳐 쓰지 않는다. 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


남의 참외밭에서 몸을 구부려 신발을 고쳐 신는다면 밭 주인에게는 참외를 따먹으려는 사람으로 보일 것이고, 배나무 아래서 갓 끈을 고쳐 매느라 손을 머리 위로 올린다면 배를 따먹으려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것이다. 오해란 대부분 작은 일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현명한 사람은 미리 이같은 일을 피하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행정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처분에 대한 집행을 일시적으로 정지할지를 결정하는 당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명수 대법원장을 청와대에 초청한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법조계는 재판부가 가뜩이나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정직에 대한 심판을 맡아 부담이 클 텐데, 문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를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문 대통령은 22일 오전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5부 요인들과 코로나 사태 극복방안을 논의하고,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한 의견도 교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윤 총장 재판 날과 겹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윤 총장의 징계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사건에 대한 첫 심문을 시작한다. 이날 심문 결과 등을 바탕으로 법원이 이번 주 중으로 기각 또는 인용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처분을 최종 재가한 당사자라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징계위가 '정직 2개월'의 의결 결과를 발표한 당일인 16일 오후 재가했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징계처분에 대한 집행정지와 취소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면서 "피고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고 대상은 문 대통령의 처분"이라고 밝혔다.  

 

일선의 판사들은 이날 초청이 당장 집행정지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더라도 향후 재판 진행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집행정지 결과가 나온 후에도 정직 2개월 취소에 대한 본안 1심, 이후 2심과 3심 재판이 남아 있다. 헌재도 윤 총장 측이 지난 4일 법무부 장관 주도의 징계위 구성 등 검사징계법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제기한 헌법소원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맡고 있다. 헌재가 검사징계법을 위헌으로 판단하면 해당 검사징계법에 따라 열린 징계위 결과도 원천 무효가 될 수 있다. 


수도권의 부장판사는 "사법부를 전형적인 관료주의 체계 안에서 관리하려는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다. 중요한 재판을 앞두고 대통령이 대법원장과 헌재소장, 현직 대법관(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일부러라도 만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지방의 검사장은 "이날은 윤 총장에 대한 집행정지 심문이 열리고, 다음날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1심 선고가 있다. 초청한 측과 초청에 응한 측 모두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했다.


현 정권은 물론 오비이락(烏飛梨落)의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다. 대법원장 등의 회담과 남북논의에 긍정적 결과를 도출할·것이라는 선의의 목적은 간과한 채 편협한 정치적 득실로만 재단하려 한다는 항변을 말하는 것이다. 일단 일리는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받아들이기에 포장은 물론 알맹이 조차 부족하다.

오비이락의 사전적 의미는 “아무 관계도 없이 한 일이 공교롭게도 때가 같아 억울하게 의심을 받거나 난처한 위치에 서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옛 성현들은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참외밭에서 신발을 다시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치지 말라)의 지혜로 몸을 삼갔다.


문재인 정권이 진정 오비이락의 억울함을 역설하고자 한다면 정치적 계산이 아닌 객관적 성과로 답을 제시해야 한다. 윤석열총장과 맞물린 정치적 의도를 불식할만한 덩어리 있는 성과가 도출되어야만 한다.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그것만이 현 정권의 순도를 지키고 현 정권의 마지막 치적으로 평가될 행정.사법부 수뇌부 회담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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