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오세훈의 서울시장 출마선언 트랜드 …"결자해지·"
  • 편집국
  • 등록 2021-01-17 22:40:03

기사수정
  • 안철수 정치의 결자해지는 박원순의 주검이고, 오세훈의 결자해지는 박근혜대통령의 파면과 문재인정부의 등장이었다.


결자해지(結者解之), ‘맺은 사람이 풀다.’ 라는 뜻이다

일을 벌여 놓기만 하고 마무리를 못한다면 중간 과정이 좋더라도 결과가 없다. 이 일엔 적격이라 큰 소리를 떵떵 치다가 마지막 단계서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발을 빼거나 남에게 미뤄버린다면 책임감 있는 사람이 못된다. 본의 아니게 실수를 했다고 해도 일을 저지른 당사자가 깨끗이 책임지는 자세가 바로 매듭을 묶은 사람(結者)이 풀어야 한다(解之)는 이 성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한 사람이 실컷 일을 꼬이게 해 놓고 수습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을 자주 보는데 올바른 조직이 아니다.

부록에 130여 종의 속담이 한역되어 있는 ‘旬五志(순오지)’의 우리 성어다. 여러 번 나왔듯이 조선 인조 때 洪萬宗(홍만종)이 보름이 걸려 완성했다고 하여 책 이름에 열흘 旬(순)자를 썼다. 여기에는 ‘맺은 자가 그것을 풀고 일을 시작한 자가 마땅히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結者解之 其始者 當任其終/ 결자해지 기시자 당임기종)’고 되어 있다.

전해 내려오는 속담이라 어원은 밝히지 못하더라도 이 말은 朝鮮王朝實錄(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문집에 종종 비유로 사용됐다. 

한 예로 熱河日記(열하일기)를 쓴 燕巖(연암) 朴趾源(박지원, 趾는 발 지)은 당시 지식인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글과는 달리 문체가 파격적이어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독자들엔 인기를 끌어 모방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正祖(정조)가 직접 하교를 내렸다. ‘열하일기가 세상에 유행한 뒤로 문체가 이와 같으니 마땅히 문제를 만든 자가 해결해야 할 일이다(熱河記行于世後 文軆如此 自當使結者解之/ 열하기행우세후 문체여차 자당사결자해지).’ 軆는 몸 체, 體와 같다. ‘燕巖集(연암집)’에 실려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오는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오 전 시장은 출마의 변에서 10년 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건 것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16일 오 전 시장 측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17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結者解之(결자해지), 라는 말이 나왔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당선과 이후 민주당의 10년 서울시 장악, 결과적으로 이번 보궐선거를 초래한 것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메시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또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충분한 명분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란 예상이다. 그런데 사실은 적어도 오세훈의 정치에 있어 결자해지는 국민들을 조롱하거나 우문정치화 시킨 또 다른 술수에 다름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가 결자해지해야 할 시점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여야 했다. 그 무렵의 자유한국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 얼마나 심한 고충을 해야 만 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나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애당적 차원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출마선언을 하기 전, 오세훈에게도 출마해 줄 것을 종용했지만, 당시의 오세훈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성취하는 데는 올인했다.

오세훈은 우유부단하다. 사람이 지켜야 할 인성과 품격도 모자라는듯 하다. 아니 적어도 정치권에 있는 대개의 법조출신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 같다.

법조출신 대통령이던 노무현이 그랬고, 현 문재인대통령 또한 크게 다르지 않으며, 보수정당에서 이 글의 주역인 오세훈을 비롯한 홍준표, 황교안 등이 그랬다. 

 

그런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대다수가 법조인, 법대 출신이다. 

법대 출신의 법전공자는 리더로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출세지향으로 법대에 가서 고시를 보고, 한술 더 떠서 정계에 진출한 사람은 집념과 욕심의 화신이기 쉽다. 

왜 “육법(陸法)이 나라 망친다”고 하는가? 집념과 욕심 때문이다. ‘육’은 퇴각했다. 

이제 ‘법’의 독식시대다. ‘법’은 ‘육’보다 무섭다. 잔머리의 고수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일반론이다. 그러니까 예외도 있다는 말이다.


법학은 경세치국(經世治國)의 ‘학문’은 아니다. 그냥 기술이다. 법서(法書)가 최고의 고전(古典)으로 꼽히는 것 보았는가? 

인공지능이 대체할 직종 중 하나로 법률가가 꼽히는 이유를 아는가? 조선시대에 율사(律士)를 중인(中人)으로 취급한 이유를 아는가? 법 ‘지식’을 뛰어넘어야 철학과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런데 법기술자가 잘난 척 하며 지배하려 한다. 기술자/정치꾼을 리더로 삼을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대통령은 특정 분야를 전공할 필요는 없다. 마음을 열고 들을 줄 알면 된다. 

그런데 법조인 출신은 마인드가 닫혀있고 생각이 편협되기 쉽다. 속성상 독선이 심하고 보수적이다. 기존 질서와 과거에 집착한다. 법조문 틀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들은 패러다임의 전환도 못한다. 미래지향적이 못되고 비전도 없기 쉽다. 고시공부 하느라 책도 별로 안 보고 인문학(人文學)에 관심도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대정신에 대한 폭넓은 공감능력도 부족하다.


법조인들은 경륜과 비전이 부족하고 있어도 별로다. 대세를 보는 눈은 없고 잔꾀만 많기 쉽다. 암기공부를 열심히 하여 세속적이고 진부한 지식만 쌓은 모범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정치꾼’이 되면 표를 얻기 위해 잔머리를 열심히 굴린다. 

이것이 바로 포퓰리즘이다. 망국(亡國)에 이르는 병(病)이다. 


법조인 중에는 쌈닭이 많다. 말 쌈을 잘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종이 많다. 중용(中庸)도 관용(寬容)도 모른다. 나라를 분열시킨다. 이런 인물들이 조선의 당파싸움과 사화(士禍)를 일으키지 않았는가? 전 법무부장관 추미애가 하나의 예다. 


법조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덕(德)과 인간애(人間愛)다. 법조인 중에는 “잘 잊고, 잘 비우고, 잘 내려놓는” 대범한 인간이 드물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도 부족하다. 

법조인이 엘리트라구? 착각이다. 엘리트는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법조인들은 프라이드는 없고 자만심만 있다. 프라이드 있는 사람이 뇌물 받고 전관예우 하겠는가? 그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도 모른다. 평생을 ‘잘 닦인 길'을 걸었기 때문에 약자의 설움도 모른다.


<윤-추 전쟁)>에서 보지 않았는가? 법조인들이 어떻게 싸우는지? 인정사정 안 본다. 

인상부터 험악하다? 물론 이 결투에서 정의의 편이 이길 것이다. 그러나 정의의 편도 결국 쌈닭이다. 우리를 ‘웃는 한국’, ‘사랑의 한국’으로 인도할 리더가 되기에는 너무 투쟁적일 것이다. 이러한 쌈닭이 리더가 되겠는가? 삼국지에서 여포, 동탁이 천하의 쌈닭이었지만 리더는 못 되지 않았는가? 법조 쌈닭을 리더로.... 글쎄. 

우리는 이걸 기억해야 한다. 안철수 정치의 결자해지는 박원순의 주검이고, 오세훈의 결자해지는 박근혜대통령의 파면과 문재인정부의 등장이다. 더 이상 오세훈은 꼼수 부리지 말라.

광고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포토뉴스더보기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윤대통령 스승의날 편지
  •  기사 이미지 5.11용산 부정선거 수사 촉구집회
  •  기사 이미지 윤석열 정부 2년 성과와 과제 세미나- 주최 윤상현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정책공감
최신뉴스더보기
우이신설문화예술철도
인기 콘텐츠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