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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사건피해자 협박인가? 권고인가?..... 난, 너희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안다.
  • 편집국
  • 등록 2021-01-17 22: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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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닝썬 사건, 용광로에 녹여지지 않는다.

조대형 대기자

사소한 폭력사건에서 피해자인데 가해자가 되었다며 청원한 글로 인해 불거진 버닝 썬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처음에는 유명 가수가 관련된 업소이긴 하지만 매스컴에서 지나치게 관심을 가진 듯 호들갑을 떠는 것 같아서 눈살을 찌푸리곤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의 내면이 속속 드러나니 엉클어진 줄기에서 고구마가 달려 나오듯 사건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잘나가는 아이돌 그룹 빅뱅의 승리와 슈퍼스타 케이 출신의 정준영과 그 밖에 많은 아이돌들이 연루되었다고 하니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또한 관할 경찰서와 구청의 단속 공무원들과 유착관계가 있다는 의혹까지 있어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버닝썬 사건’ 제보자 김상교씨가 인스타그램에 추가 폭로와 함께 그룹 소녀시대 효연에 증언을 촉구했다. 김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2018년 11월 24일 JM솔루션X버닝썬 파티, DJ 소녀시대 효연’이란 제목으로 효연의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그는 “그날 마약에 취해 침 질질 흘리던 여배우가 누구였기에 역삼지구대 경찰이 클럽 내부로 들어가지도 못했는지 그날의 VVIP 당신은 다 봤을 거 아니냐 효연아”라며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 또 “나를 클럽 내에서 마약에 취해 폭행한 놈이 승리 친구 그 약쟁이가 맞는지 너네는 알거 아니냐”며 “이제 슬슬 불어. 얼마 안 남았어”라고 적었다.

이어 “버닝썬 관련 연예인이 수십명인거 언젠가 밝혀질건지, 아니면 제대로 불건지 너희들 선택”이라며 “기회는 얼마 안남았다”고 덧붙였다.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진 김상교 씨는 지난 2018년 11월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페미니즘이 주요 화두 중 하나로 떠올랐다. 중요한 사건들도 많았다. 혜화역의 불법촬영 규탄 시위, 안태근 전 검사장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미투, 래디컬 페미니스트를 중심으로 한 탈코르셋 운동 등. 페미니즘 이슈는 지금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과 대체입법이 논의되는 중이고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의 가해자들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여러 사건 과정에서 페미니즘은 언어가 되어 여성들에게 목소리를 주었다. 여성들은 '일상에서 당연했지만 동시에 불편했던' 경험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공감하며 연대했다. 여성들의 연대는 불편함을 호소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장학썬'이라 불리는 세 사건이 있었다. '고 장자연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버닝썬 사건'을 일컫는다. 고 장자연 씨는 원치 않는 성접대를 강요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수차례 별장 성접대를 받았다. 클럽 버닝썬에서는 비즈니스를 위해 성접대를 하는 것은 물론, 약물강간이 횡행했다.

이외에도 '정준영 사건'도 있다. 정준영 등 유명 연예인들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성범죄를 모의·기획하고 불법 촬영물을 공유했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가해자들이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리낌없이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다. 성범죄를 마치 하나의 놀이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장학썬'을 두고 우리사회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라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장학썬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사건도, 상류층 일부의 일탈도 아니다. 장학썬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들여다보면 일상적인 강간문화를 찾을 수 있다.


'강간문화'는 말 그대로 강간이 만연한 문화다. 강간문화라는 용어에 대해 "강간이 어떻게 문화가 되느냐", "지나친 비약이다"라는 식의 반응이 보인다. 그러나 강간문화는 실재한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든다>의 저자 리베카 솔릿은 강간문화에 대해 "강간이 만연한 환경, 미디어와 대중문화가 성폭력을 규범화하고 용인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간문화'라는 용어는 1970년대 2세대 페미니스트인 노린 코넬과 카산드라 윌슨에 의해 사용된 후 뉴욕의 '강간 피해 공개 발언' 대회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코넬과 윌슨은 공저 <강간>에서 강간문화를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강간이 일어난 사실에 대한 부정이나 축소 △강간 피해자의 저항 거부 의사에 대한 부정 △피해자에 대한 인신공격을 꼽았다. 강간문화는 여성혐오와 성폭력 2차 피해 유발과 밀접한 관련이 

모 학자는 강간문화는 "성적인 공격성과 폭력성을 '자연스러운 남성성'으로 여기도록 해 사회·문화적으로 강간을 용인하도록 하는 것"이자 "남성의 성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으로 묘사함과 동시에 여성에게는 강간을 여성이 알아서 피해야할 처신의 문제로 가르쳐 죄책감을 내면화하도록 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강간문화는 '성적인 폭력성과 공격성'에 입각한 남성성을 정상적인 것으로 여기게 만든다. 다시 말해, 남성은 성적 공격성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존재인 반면 여성은 수동적이며 순종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이런 위계적 성역할을 전제로 성관계에 있어서 '지배적이고 능동적인 남성이',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여성을', '폭력적인 방식으로 제압하면', '성욕이 해소된다'는 통념이 남성중심적 성규범을 강화해온 방식이다. 


이런 인식들은 '강간을 강간이 아니게끔' 만든다는 것이 윤김 교수의 설명이다. 가령 강간을 '거친 성관계'로 취급한다거나 범죄임에도 두 사람 사이의 사생활로 치부하고 마는 것, 남성성을 지배적이고 공격적인 것으로 묘사하며 남성에게 이를 전리품처럼 성취하고 다른 남성들에게 전시할 것을 당연시 여기게 만드는 것, 또 남성이 성적으로 폭력적이고 이를 통제하지 못한다고 묘사하는 방식을 통해 남성의 죄의식을 희석시키거나 강간을 용인하고 부추기는 행위들, 일련의 이 모든 것이 바로 강간문화의 산물이다. 


강간문화는 실제 범죄부터 언론, TV, 영화, 문학, 음악 등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대중매체 전반에 뿌리내리고 있다. 쉽게는 대중문화 속에서 스토킹이나 강제 스킨십 등 파트너 간 남성폭력을 미화하는 걸 예로 들 수 있다. 더불어 강간 피해자로 하여금 강간의 궁극적 피해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 찾도록 만드는 분위기 속, 피해 사실을 조금이라도 말하면 꽃뱀으로 의심하며 오히려 피해자를 공동체 내에서 고립, 열외 시켜버리는 것, 그리하여 범죄 사실을 은폐시키는 것도 강간문화에 해당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영화에서만 보았던 세상의 온갖 부조리와 범죄들이 현실로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율곡 선생이 말한 '인생 삼불행'이 떠오른다.

일불행(一不幸)은 소년 급제(少年及第)이며, 이불행(二不幸)은 중년 상처(中年喪妻)이고

삼불행(三不幸)은 노년 빈곤(老年貧困)을 말한다

현대에 와서는 사불행으로 '장년 정치(壯年政治)'를 첨가하는데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불행과 삼불행은 바로 납득이 되었는데 일불행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일련의 사건들을 접하면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잘 될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도 있지만 어린 나이에 승승장구하며 성공의 길만 달리면 틀림없이 잠자고 있던 교만과 거만이라는 놈이 올바른 정신을 장악하여 분별력을 잃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을 상실하게 되어 세상이 눈 아래로 보이게 되고, 다른 이를 업신여기며 품위와 인격하고는 담을 쌓는 삶을 살기 시작하게 되면서 서서히 추락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한 때 잘나가는 이들을 가리켜 '나는 새도 떨어 뜨린다'는 권력자도, 이인자 혹은 황태자로 불리던 자들 대부분이 '화무십일홍'이요 '권불십년'이라는 말을 증명하고 있다.

부모나 형제가 높은 관직에 있는 것이 힘이고 권력이었고 지금은 언론과 금권까지 권력에 가세하여 각종 갑질의 온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는 등 패가망신을 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또한 뛰어난 재능을 자랑하고 과신하여 그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무너진 이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조대형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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