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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참여정부와 문재인정부, 입맛에 맞는 사람만 문화훈장 주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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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3-24 09: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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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훈장 수훈 671건의 그 사실관계 전격 분석!

노무현의 참여정부와 문재인정부입맛에 맞는 사람만 문화훈장 주었나

 

삼성의 이건희, GS그룹의 허동수는 왜 문화훈장을 주었나 

 

 문화훈장 수훈 671건의 그 사실관계 전격 분석!

 

 

 

 본지는 정보공개센터를 통해 1974년 이후 문화훈장 수훈자들의 명단을 확보하였다그러나 해당 명단은 이름/연월일/훈격/서훈 사유 등이 간략하게 공개되어 있을 뿐수훈자들이 어떤 업적과 공로를 세워서 훈장을 받게 되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자료였다

그러나 집요한 검색과 정리 과정을 거쳐 2003년 3월부터 2019년 11월 현재까지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의 문화훈장 수훈 671건에 대한 DB를 간략하게나마 공개하게 되었다해당 기간 동안 중복하여 다른 등급의 문화훈장을 수훈한 경우가 있어문화훈장 수훈자 수는 총 656명이다.

 

현재 문예체육관광부의 경우 문화일반문학미술음악연극/무용공예/디자인건축 등을 문화훈장 시상 분야로 분류하고 있다그러나 해당 분류 기준으로는 문화훈장 수훈자들이 어떤 인물인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정보공개센터는 자체적으로 수훈자들의 이력을 정리한 후공식적인 직업과 활동 내역에 기반하여 대분류/소분류를 나누었다.

 

가장 많은 문화훈장을 준 정부는 참여정부!

 

지난 16년 간 가장 많은 문화훈장을 서훈한 정부는 노무현 정부였다모두 221건을 서훈했는데요노무현 정부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문화훈장 서훈 건수는 점차 줄어들다가문재인 정부에 이르러 2년 반 동안 11건을 서훈하여 확 늘어났다문화훈장은 금관부터 화관까지 5등급으로 나뉘어 있는데가장 높은 등급인 금관문화훈장이 서훈된 경우는 16년 간 35건에 불과했다.

 

살아 있는 인물에게 금관 준 경우, 6건에 불과

 

금관문화훈장이 희소한 이유는 보통 과거 문화훈장을 받았던 수훈자들이 작고한 경우 '추서'의 형태로 등급을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금관문화훈장 서훈 사유를 살펴보면 작고한 인물들에 대해 '추서'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임을 확인할 수 있다지난 16년 간 고인이 아닌생존인물이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하는 영예를 누린 경우는 단 6건에 불과했다

 

2004년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국악인 이혜구의 경우 서울대 국악과 초대 학과장서울대 음대 학장한국국악학회 초대 회장 등을 역임한 국악계의 원로로, 70년이 넘게 국악 연구에 힘쓰고 국악 이론의 기틀을 마련한 업적으로 생전에 금관문화훈장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이우환 화백의 작품 '선으로부터'

 

2013년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화가 이우환의 경우 일본 미술계에서 모노하 운동의 기수로 이름을 떨쳤고한국에서도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화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얼마전 생존하고 있는 국내 작가 중에서 가장 높은 가격으로 미술품이 판매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16년에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연극인 임영웅 역시 65년 간 연극에 매진하면서 극단 산울림을 창단하고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출한 대표적인 원로 연극인으로 한국 연극계에 주춧돌을 놓은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삼성의 이건희, GS그룹의 허동수는 왜 문화훈장을 받았을까 

 

이렇게 누가 보아도 문화예술계에 금자탑을 쌓은 인물들도 있는가 하면과연 문화훈장 수훈자로 적합한지 의심스러운 경우도 있다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2012평창올림픽 유치 유공을 사유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삼성 이건희 회장같은 해 여수엑스포 유공으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이다.

 

 물론 문화훈장은 후원을 통해 문화예술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이유로 기업인들에게 수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이를테면 2005년 타계 이후 금관문화훈장에 추서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성용 전 회장이나 지난 해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이 대표적인 경우다그러나 박성용 회장은 10년 동안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클래식 음악계를 후원하고 음악 영재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에 나섰던 공로가 평가되었고신창재 회장의 경우에도 25년 간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번역/출판 지원에 나섰고한국의 독서문화와 떼놓을 수 없는 최대 규모의 서점인 교보문고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사유가 되었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여수해양엑스포와 관련한 공로는 문화예술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인들의 사례와는 많이 다른 경우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올림픽 유치 유공이라면 체육훈장을 받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난 1986년 아시안게임 유치 공로로 이미 최고등급의 체육훈장인 청룡장을 받았기 때문에 '꿩 대신 닭'으로 문화훈장을 수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가기도 한다

 

허동수 회장의 경우에도 국토해양부의 추천으로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한 것이 이례적인 점이다참고로 본지가 확인한 16년 동안의 문화훈장 서훈 671건 중에서 문화체육관광부/문화재청/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다른 중앙부처의 추천으로 문화훈장을 받은 경우는 허동수 회장이 유일하다이처럼 석연치않게 최고 등급의 문화예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이 주어진 것에 대해당시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적 성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라는 비판도 있었다.

 

훈장 수훈자는 미술인 문학인 문화행정 순

 

 그렇다면 문화훈장은 어떤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주어질까그 내용을 분류해본 바에 따르면지난 16년 간 가장 많이 문화훈장을 받은 분야는 미술계였다서양화가한국화가조각가판화가서예가미술평론가미술큐레이터미술관 관장화랑 운영 등 미술계 인사들에게 모두 58번 훈장이 주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많은 분야가 문학계다소설가로는 이청준박완서최인훈김승옥조정래이문열현기영 등시인으로는 김영랑정지용구상신동엽천상병황지우오세영 등교과서에서 본 듯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문학인들이 문화훈장을 받았다

그뿐 아니라 '낮에 나온 반달등 동요 가사로도 익숙한 아동문학가 윤석중지난 해 작고한 문학평론가 황현산친일인명사전의 아버지 임종국 등 문학평론가아동문학가수필가번역가 등 다양한 문학계 인사들이 문화훈장 수훈자가 되었다.

 

 

 지방문화원장, 훈장 받는 지름길?

 

 의외로 문화행정 분야의 수훈자들이 바로 뒤를 잇고 있는데, 이들 대다수는 지역 문화예술재단 이사장과 지방문화원장들입니다. 특히 지방문화원장 중에서 문화훈장을 수훈한 사람은 무려 46명에 달합니다. 참고로 영화, 드라마, 연극을 통틀어 배우들에게 문화훈장이 수여된 경우가 35, 대중음악 가수에게 문화훈장이 수여된 경우가 32, 전통공예가와 시인에게 문화훈장이 수여된 경우가 각각 23, 22번이라는 점을 참고했을 때, 지방문화원장이야말로 가장 많은 문화훈장 수훈자를 배출한 직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모두 46명의 지방문화원 문화원연합회 관계자들이 문화훈장을 받았다.

 

지방문화원은 지역문화 진흥과 균형 있는 문화발전을 위해 지방문화원진흥법에 따라 운영되는 문체부 소속 비영리특수법인입니다법에 따라 시군구별로 1개까지 설립할 수 있게 되어있고보통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지만 기본적으로는 민간이 주체가 되어 운영하는 민간기관이다지방문화원의 연합회인 '한국문화원연합회'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231개 지방문화원이 있으며향토사 발굴과 연구어르신문화프로그램 지원문화예술 교육지역 문화행사 주관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지방문화원은 민간을 중심으로 지역의 향토문화컨텐츠를 발굴연구계승한다는 점에서 문화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문화정책 흐름의 중요한 주체라 할 수 있다흔히 훈장이라고 하면 예술적 성취가 높거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들에게만 주어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꾸준히 지역주민들이 문화예술과 접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지방문화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지방문화원 원장들이 문화훈장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건 문화예술의 발전 역시 지역문화의 기반 위에서 성장할 수 있음을 정부가 인식하고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다른 한편으로 일부 지방문화원에서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문화원 원장이라는 자리가 문화예술과 거리가 먼 지역 유지들의 '감투'처럼 활용되고 있으며심지어 보조금 유용이나 비리의 온상지방단체장이 측근을 꽂아넣는 자리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만 하더라도 광주 광산문화원경기 안양문화원경기 안성문화원전북 완주문화원충북 청주문화원 등 여러 지방문화원에서 보조금 유용낙하산 인사직원갑질 의혹 등 다양한 문제들이 터진 바 있습니다문화훈장과 같은 명예로운 격려도 좋지만지방문화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지원과 대책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문화훈장외국인도 받았다

 

문화훈장 수훈자 분류를 살펴보면의외의 경우들도 적지않았다대표적으로는 문화훈장을 받은 외국인들이 있다외국인들의 경우대부분 한글날을 기념하여 해외에 한국어와 한글한국 문화와 역사를 알린 공로로 문화훈장을 서훈하는 경우가 많다대한제국기에 활동한 호머 헐버트 박사의 경우 이미 독립운동을 적극 지원한 공로로 1950년 외국인 최초로 건국공로훈장 태극장을 추서한 바 있는데, 2014년에는 한글 로마자 표기법을 고안하고 한글과 한국어를 연구한 공로로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조선인 혁명가 김산을 취재한 [아리랑]으로 유명한 미국인 작가 님 웨일즈 역시 2005년 보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일종의 외교적 고려에 따라 문화훈장을 수여하는 경우도 있는데, 2008년에는 러시아연방 사하공화국 부통령 미하일로바 예브게니야 이사예브나가 사하 한국어학교 수립을 근거로 보관문화훈장을, 2014년에는 터키 이스탄불시 시장인 카디르 톱바쉬가 이스탄불 in 경주 2014 행사와 관련한 유공으로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지난 해에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동조직위원장이자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인 응웬 탄 퐁이 역시 보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외국 영화인들이 한국의 문화훈장을 받은 적도 있다. 2014년 5프랑스의 칸 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한국 영화인의 밤행사에서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은관문화훈장이 주어졌다이듬 해디터 코슬릭 베를린 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도 역시 은관문화훈장이 수여되었다모두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과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한 공로로 수여된 문화훈장이다

 

실제로 티에리 프레모와 디터 코슬릭이 각기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2007, 2004년 이래 전도연박찬욱이창동봉준호김기덕임권택김민희 등 여러 한국 영화와 배우들이 칸 영화제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종교인군인경찰에겐 무슨 이유로 수여했을까 ?

 

특이하게도 경찰이나 군인이 문화훈장을 받은 경우도 확인할 수 있는데모두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비극 속에서 문화재를 지켜낸 공로를 인정한 경우다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5지리산에서 전투경찰대를 이끌던 차일혁은 빨치산의 근거지를 없애기 위해 화엄사쌍계사 등 인근 사찰을 소각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감봉 처분을 받았지만, 2008년에 지리산의 사찰과 문화재를 지킨 공로를 인정 받아 보관문화훈장에 추서되었다역시 한국전쟁 당시 공군 대령으로 전투기 조종사였던 김영환은 전쟁 중 빨치산 토벌을 위해 해인사에 대한 폭격 지시가 내려오자이를 거부하여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지킬 수 있었다김영환 역시 2010년 금관문화훈장에 추서되었다.

 

그밖에도 종교인들이 문화훈장을 받은 경우도 있는데대부분의 경우 스님으로 불교문화재와 관련한 전문가이거나 선화서예 등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경우다. 2012년 입적한 지관스님의 경우 금석문 전문가로 많은 연구 성과를 냈고불교사전을 편찬한 공로로 은관문화훈장과 금관문화훈장을 받았고조계종의 최초의 서양인 포교사이자 탱화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던 브라이언 베리 역시 화관문화훈장 수훈자다.

 

 금관에서 소외된 대중예술인들의 소외감 

 

16년 동안 수여된 훈장의 등급을 직군별로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금관문화훈장 수훈자가 가장 많이 나온 분야는 문학(9)이고국악(4)과 연극(4), 기업인(3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흔히 대중문화예술로 분류되는 영화대중음악방송드라마만화/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모두 114명에 달하는 문화훈장 수훈자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계의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에 서훈된 사람은 60~70년대에 활약했던 영화감독 고 신상옥유현목 감독 단 두 명에 불과하다. (이번 글에서 다루는 대상에 들어가지 않지만, 2002년 임권택 감독 역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대중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한국영화와 대중음악드라마 등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중문화예술인들이 문화훈장을 받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아직까지 금관문화훈장 수훈자는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2013조용필이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후 왜 '금관'이 아닌지 되묻는 말들이 쏟아졌다.

 

이러한 문제점을 느끼는 분들이 적지 않은지한국 대중음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가수 조용필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언론에도 여러 번 실리기도 했다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는 50년 지기 친구인 조용필과 안성기가 나란히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현 정권의 입맛 배우 송강호이번에는 훈장 받을까

 

비단 대중음악 뿐 아니라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많은 국민들에게 친숙한 배우들 역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전례가 없어 '홀대론'이 나오기도 합니다배우 김동원이 금관문화훈장에 추서된 바 있으나이 역시 주로 연극인으로서의 업적과 공로를 인정 받은 것이지 대중예술인으로서 받은 것이라 보기 어렵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본상을 수상한 배우에게는 문화훈장을 서훈하는 그간의 관례에도 불구하고지난 2017년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김민희에게는 문화훈장이 수여되지 않아 "사생활로 인한 것이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과거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 '피에타'의 경우감독 김기덕은 은관문화훈장주연배우 조민수와 이정진은 옥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경우 문화훈장 수여 검토가 끝났다는 기사가 이미 몇 달 전부터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는 상황이다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이지만 아직 훈장을 서훈 받은 바 없는 송강호가 영화배우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노려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타계한 시사만화의 전설 김성환 화백

고바우 영감에게 금관훈장을!

 

 만화계 역시 아쉽긴 마찬가지다한국을 대표하는 만화가 고우영은 2005년 작고한 후에야 은관문화훈장에 추서되었다만화가 중 유일하게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경우다마찬가지로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 만화가 '꺼벙이길창덕, '머털도사이두호, '로봇찌빠신문수 모두 보관문화훈장에 그쳤습니다올 해 9월 세상을 떠난 시사만화가 '고바우 영감김성환 화백은 생전인 2002년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는데최근 고인에 대한 문화훈장 추서를 검토 중이라는 공고가 올라왔다한국 현대사와 함께한 전설적인 시사만화가에게 걸맞는 영예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여성 수훈자를 찾기 힘든 문화훈장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지난 16년 간 문화훈장 수훈 내역의 성비입니다전체 671명 중 남성에게 서훈한 건 수는 550건인 것에 비해여성은 121건으로 여성이 문화훈장을 수훈한 경우는 18%에 불과하다중복 수여를 고려해 수훈자 수(총 656)로 따지자면 남성은 538여성은 118명입니다왜 이렇게 성비의 차이가 큰지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여성이 문화훈장을 수훈한 건수를 기준으로 직군을 정렬해 보았다여성 수훈자가 남성보다 많은 직군은 대표적인 '여초'로 꼽히는 무용계가 유일하다전통무용의 경우 수훈자 성비가 비등하며발레와 현대무용에서는 여성 수훈자가 한층 많다국악인의 경우에는 수훈자 성비가 비슷하고문화행정인쇄/출판문학미술연극문화재/박물관 등 전 영역에 걸쳐서 여성 수훈자의 수가 남성에 비해 한참 적은 경우가 대다수다건축가나 기업인들의 경우문화훈장 수훈자 수가 두자리를 넘어가지만 여성 수훈자는 한 명도 없다.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공연예술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연극계의 경우 성비가 5:5에 가깝지만국악계 클래식음악계 무용계로 갈수록 6:4에서 7:3에 이르기까지 여성 단원 비율이 훨씬 높다그만큼 공연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의 수가 남성에 비해 많다는 이야기일텐데요비단 공연예술 분야 뿐 아니라 미술계출판계 등 여성의 비율이 훨씬 높은 분야들에서도 정작 문화훈장이라는 영예를 누리는 여성의 수는 남성보다 매우 적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여성 문화예술인의 공로 제대로 평가해야

 

 금관문화훈장에 한해 따져봤을 때, 1974년 이래 35년 간 모두 94명의 금관문화훈장 수훈자가 있었지만이중 여성은 단 7명에 불과하다. 1990년 시인 모윤숙, 1995년 국악인 김소희, 2008년 소설가 박경리, 2010년 수필가 전숙희, 2011년 소설가 박완서, 2016년 연극인 백성희, 2018년 디자이너 이영희가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지난 35년 동안 '최고 영예'로 기념할 만한 여성 문화예술인이 이들 뿐이었을까?

 

물론 문화훈장은 그 특성 상 문화예술 분야에서 장기간 활동하면서 많은 업적을 남긴 문화예술인에게 주어질 수 밖에 없고지금보다도 더욱 가부장적 사회구조가 강했던 과거에는 여성 문화예술인들의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도 있다그러나 과거 여성 문화예술인들의 공로에 대한 평가가 과연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 더욱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할 것이다.

 

 조대형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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