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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봉 석종현논단 / 노무현의 투신자살 13주년, 그 주검뒤에 감춰진것들
  • 편집국
  • 등록 2022-05-23 07: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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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엉이 바위가 치욕의 현장이 아니라, 성지가 되었다


노무현은 대한민국을 마음껏 파괴하고 짓이고간 사람치곤 대단한 영웅화 되어있다. 

그가 전 사회적, 또는 정치적으로 이슈를 제공한 한편의 잘 다듬어진 비애 드라마가 그냥 자살을 한 것으로 깊이 인식돼 있지만, 어딘가 개연치 않은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물론 자유 대한민국을 적대시한 이적 행위자가 자살을 했다는데 대해서 이런저런 변죽을 올린가는 것도 모순이긴 하지만, 그 당시의 가면 무도회가 필자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어 몇자 적지 않을 수 없다. 당시 한명숙 전 총리는 노무현 장례식에서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노무현을 무엇으로부터 지키지 못했다는 것인가. 권양숙 여사인가 아니면 검찰인가. 물론 검찰의 책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전직 국가원수를 사지(死地)로 안내한 것은 무엇보다 부인의 책임이다. 노무현은 정치보복이 아니라 부부 신뢰관계의 희생양이었던 것이다.

 

노무현 자살의 책임을 검찰과 이명박에 轉嫁(전가), 국민들의 동정심을 파고들어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뒤 복수심을 드러내고 있는 親盧세력의 입지는 참으로 추접스럽기까지 하다. 

 

노무현 그자가 어떤 인생을 살았건,이유가 무엇이건,죽음으로 무엇을 말하고,이루려 했건 자살은 옳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자살이란 선택을 한 당사자가 전직 대통령이라면 그건 더욱 더 옳지 못한 행동인 것이다.무슨 일이건 일어날 수 있으니 세상이다. 충격받을 일도 아니고,감싸고 이해해줄 일은 더더욱 아니다.노무현 전 대통령이 진짜 자살을 했다면 그건 잘못된 판단이었으며,책임감이 결여된 비겁한 도피일 뿐이다. 나는 지금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지 않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9년 비리혐의로 국민정서로부터 뭇매를 맞을 때 좌파세력들은 거리를 두며 손절할 태세를 보였으나 어느 날 갑자기 ‘노무현 정신’을 내세우며 좌파를 위한 순교자처럼 둔갑시켜 발 빠르게 태세를 전환시킨 바 있다.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된 노무현의 죽음이 계기가 된 것이다. 당시 노무현은 모든 좌파들의 모순을 혼자서 모두 안고 투신한 것으로 묘사되었다. 많은 여운이 남는 투신이었다. 2018년 노회찬 전 국회의원(정의당 대표)의 자살로 인한 죽음에 대하여는 정의당이 검찰 탓으로 돌렸다. 

 

당시 사인에 대해 많은 말들이 오갔으나 정치적 탄압에 대한 희생양으로 몰고나갔다. 결국 망자에 대해 동정적인 국민정서를 앞세워 좌파세력의 도덕성을 지켜나가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최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에 대해서는 자살로 알려지고 있으나 그 사인이 확실히 밝혀진 바는 없으며 부검 등을 실시한 바도 없다. 

 

좌파들은 고 박원순의 명예와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일부 정치인 및 아나운서 등 방송을 탈 수 있는 사람들이 총동원되어 집단적으로 여성 성추행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행하며 여론몰이를 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성 비서를 고용하지 말자”, “굳이 여비서를 쓸 필요도 없는데 아예 말 나올 일 없게 이참에 남 비서로 다 바꿨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성추행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며 여성의 사회진출을 위협하는 논리를 만들어 범죄사실을 희석하려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한편으로 경찰은 사인 확인을 위한 부검 및 입수된 휴대전화 통신검색 등 각 단계에서 이유를 대면서 시간을 끌며 진행을 늦추다가 결국 휴대전화 통신영장이 기각되어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검경 및 법조계를 장악한 좌파세력들의 자기 계파와 세력을 보호하기 위한 이기적인 조치로 보인다.

 

이러한 좌파정치인들의 죽음의 공통점은 무능함과 함께 뇌물, 비리, 성추행 등의 범죄행위이지만 이로 인해 불리한 정세변화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는 것이 좌파들의 공통된 인식인 것 같다. 따라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인을 덮고 왜곡하여 국면전환을 시도하려는 데 주안점이 주어지며 행위의 비도덕성, 비민주성, 비인권성 등은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인지 최근의 박원순 죽음에 이르기까지 노무현, 노회찬으로부터 이어지는 한국 정치인들의 자살 형식의 죽음은 감성에 약한 한국인의 정서를 자극하여 순교자가 되는 것처럼 동정을 받기도 한다. 

 

또한 자살 사인에 대한 의혹이 있더라도 결국 국민정서에 밀려 사라져버리게 된다. 만약 이를 악용한다면 배후의 검은 정치세력이 행한 범죄행위를 특정 정치인에 씌워 자살을 유도할 수도 있고, 정치인을 타살하여 자살로 위장할 우려도 있을 수 있다.

 

정치인들의 자살로 인한 죽음이 감성팔이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되며, 여론을 선동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도 안 된다. 그들은 애국자도 희생양도 사회적 약자도 아니다. 

순교자나 성인은 더욱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위선이 밝혀질까 봐 죽음으로 현실을 도피한 비겁한 군상에 불과하다. 비겁 행위로 볼 때, 이들은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가장 먼저 구실을 찾아 도망갈 위인들로서 추모를 받을 자격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자살하지 않고,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자를 정치인으로 뽑아야 할 책임이 국민들에게 무겁게 부여되고 있는 것이다. 자살에 대하여는 감성에 젖지 말고 무거운 질책을 가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인들은 제발 다시는 자살할 만한 비리를 짓지 말고, 혹 잘못된 비리가 있다 해도 정정당당하게 밝히고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지며, 결코 비겁한 자살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꼭 자살해야 한다면 소란 떨지 말고 집안이나 방안에서 조용히 행했으면 한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명예를 지키기 위한 자살임에는 틀림없어 보였다. 비열한 정권의 '법치'(rule of law)라는 탈을 쓴 '법을 수단으로 한 (억압적) 지배'(rule by law)의 압박 때문에 자신의 삶 전체가 부정당하고 조롱당하는 현실 앞에서 그도 결국 한 나약한 인간으로서 달리 선택할 길이 없었다고 이해해 보고자 했다.

 

그래도 그건 아니었다. 평생을 자의식 강한 '바보'로 살아오면서 씩씩하게 버티어 왔던 강인한 사람이 그 혐오스러운 전두환 따위에게서 '좀 더 꿋꿋했어야 했다'는 핀잔을 들어야 할 정도로 나약했을 리가 없다.

 

어떤 사람은 그 죽음을 '소신공양'이란다. '순교'라고도 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측근들을 위해, 국민들을 위해,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위해, 혼돈에 빠진 역사가 제대로 방향을 잡도록 하기 위해 살신성인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 같이 비종교적인 사람에게는 그런 종교적인 이해가 어쩐지 거북하다. 더구나 역사 속에서 종교적으로 이해된 정치가 때때로 끔찍한 결과를 낳기도 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예컨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자살테러), 그런 이해가 반드시 그 죽음의 숭고함을 더 평가하게 해 줄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노무현의 자살'은 어딘가 이상했다. 몇년을 생각하고 이해해 보려고 애썼다. 아무래도 내겐 그 죽음은 역시 자신의 표현대로 '운명'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운명으로서의 그의 죽음을 우리가 좀 더 제대로 이해해 낼 때 우리는 그를 더 잘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운명으로서의 죽음은 어떤 오이디푸스의 죽음 같은 것이 아니다. 사주팔자에 정해진 그런 죽음은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만이 선택할 수 있는 죽음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인지를 아는 자의 치열한 죽음이다. 

 

자신만의 '진정한' 삶을 산다는 것은 이처럼 무턱대고 세속적 보상 같은 것을 기대하지 않으면서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세상에 분노하고 세상과 싸울 수밖에 없다. 그런 싸움의 노정, 끊임없이 새롭게 점검되고 다듬어져야 할 그런 싸움의 기획, 바로 그것이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를 배려하며 자기의 삶을 살려는 사람의 운명이다.

 

물론 이렇게 세상과 불화하는 삶에 대한 추구가 세상으로부터의 도피나 자기만의 세상 속에 유폐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타인의 인정이나 세상의 평가를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바보 노무현이 말했듯이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도 자신의 삶이 성공하고 자기를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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