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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사회문화적 관점으로 본 ‘수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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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7-04 07: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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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형대기자]


살만 류슈디의 소설 <수치>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여자들에게는 울거나 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 (…) 그렇지만 남자들은, 이성을 잃고 날뛰게 되지.” 같은 수치를 경험한 뒤의 다른 반응이다.<여성의 수치심>을 번역한 손희정은 이 책이 수치심을 느낌(feeling), 감정(emotion)이 아닌 정동(affect)으로 다룬다고 소개한다. 수치심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공유되면서 집단적 의미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즉 수치심은 “개인이 타인과 맺는 관계의 문제”이자 “사회문화적인 문제”다. 가족이나 친구 등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임신중단 시기를 놓쳐 건강이 위험해진 10대 임신부가 있다면, 그건 이 여성이 게으르거나 우유부단해서가 아니라 10대의 성관계와 임신을 금기시하는 사회적 규범을 위반했다는 자각에서 발생하는 수치심에 기인한 사건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수치심을 젠더화된 관점으로 살펴보는 주요한 이유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장(場) 의존적’(field dependent)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장 의존성’이란 “물리적인 환경과의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타인들과의 관계에서 자아를 포착하는 인지적 방식”을 일컫는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개인 간 관계 유지 능력에 의해 평가받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여성의 수치심
에리카 L 존슨·퍼트리샤 모런 엮음
손희정·김하현 옮김
글항아리 | 548쪽 |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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