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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의 칼날, 이재명대표의 페부를 쑤시다. 그 칼을 빼는 순간에 절명할 민주당의 위기
  • 편집국
  • 등록 2023-01-11 06: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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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형 대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대 ‘딜레머’에 빠졌다. 끝이 없는 사법 리스크로 페닉상태에 이르고 있다. 사실 이 대표의 심리는 공황 상태에 가깝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최측근이 잇따라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된데다 자신을 향한 검찰의 칼날이 이 대표 폐부까지 조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대표는 지난해 가을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느냐”고 실토한 데 대해 후회할 것이 분명하다. 그는 최근 검찰 수사를 겨냥해 “조작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진짜 마음 상태는 불안이 가중돼 ‘나 떨고 있니’로 봐야 할 것이다.

 

당 사령탑의 리더십이 실종된 상태에서 당이 정상 가동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169석을 가진 민주당은 역대 제1야당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크다. 그러나 30%대 지지율에 고착화돼 있고 외연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견제 및 대안 제시라는 야당의 본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오락가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니 로마 신화에 나오는 두 얼굴을 가진 신을 빗대 ‘야누스 민주당’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은 ‘두 얼굴’을 가진 정당이다. 정상 궤도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종종 공당의 기능을 수행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국회의원이 취임한 지 6개월여밖에 되지 않은 대통령을 상대로 물러나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상은 아니다. “내란 선동” “대선 불복” 등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의 당직자들이 검찰 수사를 맹비난하면서 이 대표 ‘방탄’에 올인하는 것도 상식에서 벗어난 행태다.

 

민주당은 압도적 과반 의석의 힘으로 새 정부가 제출한 법안과 예산안에 브레이크를 걸어왔다. 몽니를 부리면서 국정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예산안 통과 등의 패키지 여야 합의를 전격 도출한 것은 뜻밖이다. 민주당은 정상과 비정상, 상식과 몰상식의 경계선에 서 있다.

 

우리 정치가 정상화하려면 거대 야당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제 기능 복원은커녕 당 존립 자체를 우려해야 하는 위기를 맞았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민주당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면서 “이러다가는 민주당이 없어진다”고 걱정했다.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수렁에 빠진 민주당의 분열 여부이다. 한 전문가는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가 증폭되며 원심력이 작용해 야권은 재편되면서 분열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점쳤다. 국회에서 이 대표 체포 동의안을 처리할 경우 민주당 균열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정치 평론가는 “이 대표 사법 처리가 본격 진행되면 당권의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야권의 분열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만일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민주당의 뿌리 세력이 당의 존속을 위해 주류 교체를 시도하되 선거 전략 차원에서 ‘야당 탄압론’을 방패로 꺼낼 것이라는 얘기다. 이 경우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 외에도 김부겸 전 총리, 김동연 경기지사, 박용진 의원 등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처리 여부는 민주당의 운명을 가르는 최대 변수이다. 검찰은 이 대표의 금품 수수 여부뿐 아니라 성남시장 재직 시절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현 단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각종 의혹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과 대비된다.

 

자, 이제 분명해 진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10일 검찰에서 조사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2년 전 경찰이 무혐의 결론을 낸 사안인 만큼 이 대표는 이번에도 무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변호사비 대납·대장동 의혹 등 ‘사법리스크’의 본게임이 남아 있다. 그런데 제1 야당 당수로서 진짜 위기는 그의 주변에 ‘괜찮은 사람’이 하나둘 떨어져 나간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 대표 방탄에 정신이 팔렸던 민주당이 직시해야 할 또 하나의 위기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돌아선 민심, 특히 수도 서울의 민심이다. 169석 거대 의석이라는 완력으로 밀어붙였던 각종 ‘반칙’과 ‘편법’들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다.

 

이뿐만 아니라 이 대표 가까이서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들도 발 뺄 기회만 엿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 대표가 곁을 ‘허(許)’하는 사람은 아첨꾼들뿐이다. 이런 당수 밑에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 충신들을 시쳇말로 ‘개털’ 취급하면 정말 남는 것은 ‘개딸’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우상호 의원은 “제1야당 당수인 김영삼을 체포했다가 박정희 정권이 망했다”고 했다. 제1야당 당수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 대표를 김영삼에 견주는 게 온당한가.

 

지금 민주당은 고민정, 김남국, 김용민, 박주민, 황운하, 최강욱, 이재정, 이탄희, 이수진, 김종민 이들은 모두 정치경력이 그리 많지 않은 인물들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민주당은 이들에게 장악되었다. 이들은 지난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민생문제는 제쳐두고 조국사태를 검찰개혁, 연관시켜 국민들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약자들의 고통을 방치한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이재명 이후를 잇는 주자들로 회자되고 있다. 윤석열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 구성이 수도권에서의 의석 확장을 위한 방책이라는 말이 나돌았지만, 이렇게 안해도 민주당의 현재를 보면, 거뜬히 수도권 승리를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당권주자는 수도권 출신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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