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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역사 반추에서 현재를 생각하다 2
  • 편집국
  • 등록 2020-11-24 09:52:31
  • 수정 2020-11-24 10: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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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9년 11월 24일 서울 명동 위장결혼식 사건에서 보는 민주화

어제의 역사 반추에서 현재를 생각하다 2

 

1979년 11월 24일 서울 명동 위장결혼식 사건에서 보는 민주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동 위장결혼식 사건은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한 후 후임 대통령을 선출함에 있어유신헌법에 따른 간선제 즉 통일주체국민회의의 체육관선거로 최규하 당시 국무총리를 선출하려 하자 재야인사들은 여기에 반발하면서 간선제를 저지하기 위한 집회를 기도하는데서 모의된 것이다

다만 당시가 계엄령 상황이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시위를 벌일 경우 군과 경찰 등과 큰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나온 아이디어가 YWCA회관에서 결혼식을 위장해서 집회를 열었다.

이에 따라 연세대 복학생 홍성엽(1953~2005)과 윤정민양의 결혼식을 가장해 청첩장이 만들어졌다홍성엽은 실존인물이었으나 윤정민은 그해 세상을 떠난 윤형중 신부의 성씨에 이름은 민주주의 정부에서 정과 민을 따와 만든 꾸며낸 인물이었다.

이때 참여한 재야인사들은 윤보선과 함석헌전직 국회의원이던 양순직 박종태와 임채정문동환김상현한명숙백기완최열 등이었다.

결혼식이 시작되고 신랑이 입장하는 동시에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성명서가 낭독되고 구호가 제창되었다회관에는 박수소리와 함성이 울려퍼졌으나 갑자기 대회장 단상 쪽에서 비명 소리와 의자가 내던져지는 소리가 들렸다윤보선과 함석헌을 미행하던 경찰들이 대회장에 들이닥친 것대회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곧이어 경찰들이 출동해 대회에 참여한 140여명을 체포했다.

윤보선과 함석헌은 고령인 관계로 서면조사로 대체했으나 나머지 핵심 주도인물인 14명은 용산구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서빙고 분실로 끌려가서 모진 고문을 당했다당시 끌려간 백기완은 고문으로 여러 차례 혼절을 거듭하더니 정신착란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당시의 고문이 얼마나 참혹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

이 사건이 신군부의 고의적인 정보조작 및 위장된 방조에 의해 일어났다는 

시각도 있다전직 공화당 의원이던 모 재야인사의 증언에 의하면 자신과 박정희 정권 때 친했던 보안사의 장성이 "대규모 집회가 일어나야 통일주체국민회의가 간선제를 재검토할 것이 아닌가보안사는 이를 묵인해줄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를 알게 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인사들이 집회를 취소하려고 했지만 함석헌에게 이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결국 집회가 예정대로 개최되고 사단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사실 타이밍상으로 볼 때 신군부가 이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이 사건 이후 약 2주 후에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난 것으로 볼 때 이 사건과 12.12 쿠데타 사이의 타이밍이 매우 절묘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일각에선 신군부가 12.12 쿠데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재야세력에서 사건이 일어나도록 유도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반응이다미국 국무부는 윤보선의 민주화 운동 행보를 예의주시했고 윤보선이 참여한 민주화 관련 사건 때마다 논평을 냈었지만 이상하게도 이 사건에 대해서는 침묵했다이는 '신군부의 고의적 유도설'와 결부되어 묘한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그리고 윤보선은 사건 수사에 협력할 테니 동료들의 형량을 낮춰달라고 탄원하여 형량이 감경되었으며이후 윤보선은 신군부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 쪽으로 돌아선다사실 이 때 윤보선의 나이는 이미 80이 넘은 데다가 전두환이 윤보선에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민주화를 이룰테니 협력해 달라고 설득하여 결국 윤보선이 넘어가고 말았다고 한다이후 윤보선은 재야인사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어쨌든 이후 김대중 정부 시절 열린 민주화운동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에서 이 사건에 연루되어 기소된 154명을 복권했으며 민주화에 대한 공로를 인정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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