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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은 口禍之門(구화지문)의 간신이다
  • 편집국
  • 등록 2022-06-14 06: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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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중 문재인에게는 충신이었는지 모르지만 군주의 그릇된 행동에 간언하지 못했고, 폭주를 제어하지 못했다

 [조대형대기자] 


口禍之門(구화지문),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란 뜻으로, 말을 함부로 하면 화를 부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입은 곧 재앙의 문이요, 혀는 곧 몸을 자르는 칼이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처신하는 곳마다 몸이 편하다(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 폐구심장설 안신처처뢰: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 閉口深藏舌 安身處處牢).”당나라 말기에 태어나 당나라가 망한 뒤 후당 때 재상을 지낸 풍도(馮道)의 《전당서(全唐書)》에 나오는 말이다. 말에 관한 글을 모은 설시(舌詩)에 실려 있다. 중국 서진 시대 부현이 편찬한 저서 《부자(傅子)》에도 말을 조심하라는 구절이 나온다. “무릇, 말이 많음을 삼가야 한다. 개미가 뚫은 작은 구멍이 제방의 둑을 무너뜨리고, 작은 물방울이 떨어져 생긴 구멍이 산을 무너뜨린다. 병은 입을 거쳐 몸으로 들어오는 것이며, 재앙 또한 그 사람의 입을 통해 들어오고 나간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가 일부 인정된다며 재판에 넘겨야 한다고 최종 판단했다. 공수처 수사2부(부장 김성문)는 공직선거법(허위사실 공표) 및 정보통신망법(명예훼손) 위반 혐의로 박 전 원장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것을 지난 10일 검찰에 요구했다고 13일 밝히면서 공수처에게 국정원장이 재직 시절 저지른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권은 없기 때문에 검찰측에 기소를 요청한 것이다. 

공수처에 따르면, 박 전 원장이 지난해 9월 여러 기자와 인터뷰를 하며 “윤석열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에 관한 자료를 갖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공수처는 박 전 원장이 해당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인 ‘제보 사주’ 의혹도 혐의없음 처분했다. 박 전 원장과 함께 고발된 조성은 씨와 전직 국정원 직원으로 의심되는 성명불상자의 경우 공수처 수사 대상이 아니어서 사건을 대검찰청으로 이첩했다. 이 의혹은 조성은 씨의 ‘고발 사주 사건’ 제보 과정에 박 전 원장이 개입했다는 내용이다.‘고발 사주 사건’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시절 검찰 조직을 동원해 당시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야당 의원에게 사주했다는 내용으로, 당시 상당한 정치적 쟁점이 됐다. 윤 대통령 측은 박 전 원장 등이 ‘정치공작’을 공모했다며 지난해 9월 제보 사주 혐의로 공수처에 맞고발했다.

한편, 검찰은 박 전 원장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최창민)에 배당했다. 공직선거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받는 조성은씨와 성명불상자 사건도 공공수사1부가 맡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한 후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모두가 박지원의 입방정에서 비롯된 것인데, 말을 못하고 웅변실력이 없으면 성공하지 못하는 시대이기도 하나 내뱉은 말은 물과 같아서 주워 담을 수 없다. 말로서 말이 많으니 말로서 망하거나, 말로서 흥한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다. 입이 무거운 사람은 우선 믿음이 간다. 함께 일할 만 하다. 문제는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 침묵은 나태일 뿐이다. 일상적으로 내뱉은 말도 지위가 바뀌면 얘기가 달라진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독설과 독단으로 분란을 일으킨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독불장군식 태도로는 타협의 정치를 이끌 수 없다. 그가 정국을 꼬아 놓는 설화의 주인공이 됐다. 정치 역량도 중요하지만 번번이 ‘간사스런 입’으로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간신이다. 그는 김대중 문재인에게는 충신이었는지 모르지만 군주의 그릇된 행동에 간언하지 못했고, 폭주를 제어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오늘을 주동하진 않았지만 일조를 한 것임은 분명하다. 유능하고 심지 있는 젊은 관리였던 임사홍은 당장의 부귀와 영화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다. 승리자는 자신들의 승리를 더욱 극적으로 미화하기 위해 패배자를 탐욕적, 반인륜적으로 기록한다. 그것은 승리자의 특권이자 승리자의 가치를 드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권력의 주변부에서 콩고물이라도 차지했던 자들은 모두 ‘간신’으로 몰렸지만. 역사가 간신으로 명한 박지원은 매우 독특한 인물이다. 

 

박지원을 정부는 간첩을 잡고 국가안보를 위한 일을 하라고 한 것이지, 저급한 수법으로 유력 대선주자나 협박하는 협잡꾼으로 전락하라고 한 것이 아니다. 심지어 윤석열대통령을 향해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지 말라, 편하려면 가만히 있어라'는 등 비열한 엄포를 놓았다. 

또 남의 부인에 대해 관상평까지 했다는 것을 듣노라면 유치하기 그지없다. 

 

한 국가의 "국정원장이 정체도 불분명한 젊은 여성을 사적으로 호텔에서 만나고 공관으로 초대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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